"빨·초·파 섞지 않고 빛 직접 빚는다"…'리얼 풀 컬러' 연 최수석 교수 9월 과기인상

기사등록 2026/09/02 12:00:00

빛 섞는 RGB 한계 깼다…나노 구조 이용해 원하는 색 직접 생성

잡아당기면 색 변하는 인공전자피부 구현…차세대 AR·홀로그램 눈앞

LG디스플레이 19년 경험 연구로 확장…국내외 특허 250여개 확보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로 선정된 최수석 포항공과대학교 교수.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빨강(R)·초록(G)·파랑(B)을 섞는 기존 방식 대신 나노구조를 이용해 원하는 빛의 색과 파장을 직접 만들고 바꾸는 '리얼 풀 컬러' 기술을 개발한 최수석 포항공과대학교 교수가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최수석 교수를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은 최근 3년 동안 독창적인 연구 성과를 내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를 매달 1명씩 선정해 과기정통부 부총리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하는 상이다.

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은 필로 판즈워스가 세계 최초로 전자식 영상 전송에 성공(1927년 9월7일)한 9월임을 고려해 이달 수상자로 최 교수를 선정했다.

최 교수는 카이랄 나노구조를 이용해 가시광 전 영역에서 빛의 색과 파장을 직접 생성·변화시키는 '리얼 풀 컬러' 기술을 개발했다. 카이랄 나노구조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거울에 비친 형태지만 완전히 겹치지는 않는 '카이랄성'을 나노 수준에서 구현한 구조다.
카이랄 나노구조체를 통한 고유 색의 다중 칼라 파장 구현 및 가변 조절 개요.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GB 대신 나노구조로 색 직접 제어…늘리면 색 바뀌는 '전자피부' 구현

현재 디스플레이와 이미지센서는 주로 빨강·초록·파랑의 빛을 조합하는 RGB 방식으로 색을 표현한다. 다만 이 방식은 구조가 복잡하고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색과 파장을 직접 구현하거나 연속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최 교수는 나비와 카멜레온 등 생명체가 색소 없이 스스로 나노구조를 형성해 다양한 구조색을 만들어내는 원리에 착안했다. 복잡한 나노공정을 거치지 않고 나노 분자의 회전 길이를 조절해 원하는 색과 파장을 직접 만들고 제어할 수 있는 카이랄 나노구조체를 형성했다.

최 교수는 여기에 스트레처블 광전자 소자 기술을 접목해 늘어나는 방향과 정도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색이 달라지는 '인공전자피부(Photonic E-Skin)'도 구현했다. 단순히 색이 변하는 소재에서 나아가 물체의 변형 정도를 색으로 직접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전기를 이용해 나노구조의 주기를 바꾸면서 원하는 색을 선택하는 저전압 2V 가변 컬러필터와 가시광 영역의 색을 조절할 수 있는 '색파장 가변 레이저(Color Tunable LASER)'도 개발했다.

색파장 가변 레이저는 1㎚ 수준의 좁은 선폭에서도 높은 색순도를 구현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차세대 광학 기술에서 OLED와 퀀텀닷(QD)보다 유리하다.

이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매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어드밴스드 옵티칼 매터리얼즈(Advanced Optical Materials)', '레이저앤 포토닉스리뷰(Laser & Photonics Review)' 등에 게재됐으며 2023년 8월과 2026년 3월 각각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카이랄 나노소재 기반 색·파장 제어 및 다기능 광전자 플랫폼 구축 개요.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G디스플레이 19년 현장 경험 연구로…특허 250여개 확보

최 교수는 LG디스플레이에서 19년간 근무하며 RGB 혼색 방식의 공정 복잡성과 광손실, 색순도 한계를 경험했다.

이후 포항공대에 부임한 뒤 이 같은 산업 현장의 경험을 카이랄 나노구조 기반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로 이어가며 광전자 기술 분야로 연구 범위를 넓혔다.

현재까지 최 교수가 확보한 국내외 특허는 250여개다. 최근에는 빛의 색·패턴·편광·변형을 활용한 멀티픽셀·멀티컬러 제어 기술을 개발하는 등 이미지센서와 광반도체, 웨어러블 전자피부, 광 암호화 분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시광 전 영역의 색과 파장을 생성·변환할 수 있는 카이랄 나노구조를 개발하여 기존 RGB 혼색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향후 차세대 디스플레이, 광반도체, AR, 홀로그램 등 다양한 광전자 분야로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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