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소프트웨어 개인 사용으로 2년간 조사 받아
"저작권 위반이 될 수 있어…침해 여부 면밀히 판단해야"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연구원 A씨는 연구실이 계약한 고가 소프트웨어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다 저작권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해 수사기관으로부터 2년간 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른 끝에 최근 최종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금전적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저작권 위반에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회사나 학교 등이 계약한 고가의 전문 소프트웨어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가 저작권 침해 문제에 휘말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접수된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제보는 총 856건으로, 이 중 CAD·CAM 등 설계 분야 소프트웨어가 197건을 차지해 피해 금액 비중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연구원이나 학생처럼 소속 기관에서 전문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있는 경우, 업무와 무관한 개인 연구나 취미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더라도 저작권자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법무법인 대륜의 허정원 변호사는 2일 "개인적 사용이라도 저작권 위반이 될 수 있으니 유사시 실제 사용 목적과 프로그램의 설치와 실행 경위를 객관적 자료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램저작물은 일반적인 저작물과 구별되는 별도의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용 형태에 따라 저작권 침해 여부를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 변호사는 "프로그램저작물은 별도 규정이 있어서 단순히 개인이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허용된다고 단정해서는 안되고, 이용 범위, 영리 목적 여부가 법에서 정한 극히 예외적인 조건에 부합하는지 엄밀히 따져야 면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직원이나 연구원이 저작권을 침해하면 소속 회사나 기관도 함께 처벌 받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법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즉 평소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과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저작권 교육을 실시하는 등 관리체계를 갖춰두는 것이 필요하다.
허 변호사는 "소프트웨어 저작권 고소를 당했을 경우 부당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는 수사단계에서부터 프로그램 설치 경로 및 계정 정보, PC의 사용자 계정 및 실행 로그, 파일 생성 및 수정 기록, 업무용 프로그램의 별도 사용 내역, 연구실 출입 기록 등의 증거를 꼼꼼히 확보해 프로그램 구동이 해당 기관의 영리 업무와 무관함을 객관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tbria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