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에 무너진 네팔 수력발전…"추가 재난 견디도록 복구해야"

기사등록 2026/09/01 18:00:47

'경제 핵심' 수력발전 직격탄…전력 10% 멈춰

히말라야 빙하 일대, 온난화에 재해 위험 커져

태양광 등 E정책 다양하게…조기 경보·승인 강화 등

[라수와(네팔)=뉴시스] 고승민 기자 = 1일(현지시간) 네팔 라수와 람체 지역에서 바라본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공사현장이 토사로 뒤덮여 있다. 2026.09.0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네팔 대홍수로 수력발전소가 대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이번 참사가 지구 온난화로 커지는 히말라야 지역 수력발전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1일(현지 시간) AP통신이 분석했다.

복구 '속도'도 중요하지만, 잦아지는 기후 재난에 맞서 기반 시설을 어떻게 안전하게 설계할지도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홍수가 네팔의 수력발전 시설을 덮치면서 1000명 이상이 숨지고 네팔 전체 전력 생산 능력의 약 10%가 마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수와, 누와콧, 다딩 등에서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이던 시설 등이 파괴됐다. 현재 600여 명이 터널 등에 갇혀 구조를 기다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난복원력인프라연합(CDRI)의 람라즈 나라심한 수석 디렉터는 "모든 구조물이 파괴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보다 서비스의 연속성에 초점을 맞춰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건설 부지 선정, 예비 전력, 조기 경보 시스템, 보험 등이 보완책으로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심화하면서 히말라야 산맥 일대가 재해 위험에 취약해졌다고 우려한다. 영구동토층이 녹고 빙하호가 확대되고 강우량이 불규칙해지면서 홍수, 산사태, 토석류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네팔은 기반 시설 가운데 1240억 달러 상당이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각종 재해로 연평균 약 7억6000만 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다는 보고서도 올해 초 발표됐다.

이번에 문제가 됐던 수력발전의 경우, 네팔의 전력망 핵심이자 주요 경제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대부분 유수식(run-of-river) 발전 방식인데,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가파른 강변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소속 지구과학자 야콥 슈타이너는 소규모 홍수의 경우 토사 등이 기반 시설로 흘러들러가지 않도록 물길을 돌릴 수 있지만, 대규모 홍수는 물리적으로 방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조기경보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참사 당시 상류 지역에서는 경보할 시간이 부족했겠지만 하류 지역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경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향후 수력발전 프로젝트 승인 과정에서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필요성도 강조했다. 환경·사회·재난 위험 평가에 각 계곡의 지형적 특성과 과거 재해 사례를 반영하고, 토지 이용 규정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댐·강·사람에 관한 남아시아 네트워크'의 히만슈 타카르 코디네이터는 대형 구조물, 잔해, 변화된 하천 경로 등이 피해를 키울 수 있어 수력발전소 자체가 '위험 증폭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네팔이 태양광 발전 등을 포함한 보다 다각화된 에너지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며 "문제는 네팔이 얼마나 빨리 재건하느냐가 아니라, 다음 재난에 대비해 무엇을 다시 건설하느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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