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한마디에 뒤집힌 美금리 전망…9월 인상? 신중론도 팽팽

기사등록 2026/09/01 14:53:58

베선트, 공급 충격 대응한 금리인상에 신중론

시티는 올해 동결·BofA는 세 차례 인상 전망

9월 인상 확률은 워시 연설 뒤 35%→66.1%

[워싱턴=AP/뉴시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26년 7월29일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7.29.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 강경 발언 뒤 금융시장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66%까지 높여 반영했지만, 워시의 발언만으로 인상을 유력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시가 이전에도 물가에 강경한 원칙론을 밝혀온 데다, 향후 고용·물가 지표가 실제 결정을 좌우할 수 있어서다.

미국 CNBC는 31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인용해 9월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0.25%포인트 금리인상 확률이 이날 66.1%까지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워시가 연설하기 전 35% 안팎이던 확률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페드워치 확률은 연방기금금리 선물가격을 토대로 시장 참가자들의 베팅을 수치로 환산한 것이다. 실제 인상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한 수치나 FOMC 위원들의 투표 전망은 아니다. 연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시장 전망이 급변한 계기는 워시가 지난 28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한 연설이었다. 워시는 “이번 여름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낮았지만, 기조적인 물가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물가가 목표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히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고 확신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이번 발언이 기존의 물가 안정 원칙론에서 9월 인상 신호로 얼마나 더 나아갔느냐다. 워시는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도 연준이 2%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설 말미에도 “나는 특정 결정이 아니라 정책 원칙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의장 개인이 아닌 FOMC 위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31일 CNBC 인터뷰에서 동결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금까지 나타난 것은 공급 충격”이라며 물가 상승이 임금과 서비스 가격 등으로 번지는 2·3차 파급효과가 확인되지 않는 한 공급 충격에 대응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시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도 워시의 발언이 평소보다 강경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워시가 연설 때마다 밝혀온 물가 안정 원칙을 되풀이한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물가가 다소 식고 채용도 약해진 만큼 9월 인상에 대한 FOMC 내부 합의가 형성되기 어렵고,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낮다고 내다봤다.

연준이 결정을 내리기 전 확인할 첫 변수는 고용이다. 미 노동통계국은 9월1일 7월 구인·이직보고서를, 4일에는 8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서울=뉴시스]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러시아 재무부 홈페이지 갈무리) 2026.09.01 photo@newsis.com
이어 10일에는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1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온다. 8월 소매판매는 FOMC 결정 당일인 16일 오전 발표된다. 연준이 주로 보는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회의 뒤인 30일 공개되기 때문에 위원들은 CPI와 PPI를 최근 물가 흐름을 가늠할 단서로 활용해야 한다.

가장 최근 발표된 7월 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7% 올랐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도 3.3% 상승했다. 반면 가격 변동이 극단적으로 컸던 항목을 제외한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절사평균 PCE 상승률은 2.3%였다. 다만 연준의 2% 목표는 전체 PCE 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하며 절사평균 PCE는 물가의 기조를 살펴보는 보조지표다.

고용 흐름은 인상론을 약화할 수 있다. 비농업 고용은 5월 6만3000명, 6월 2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고 7월에는 2만3000명 감소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최근 경제의 활력이 워시가 연설에서 제시한 것만큼 강하지 않다며, 시장이 9월 인상 가능성을 너무 일찍 높였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FOMC 내부에는 이미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지난 7월 회의에서는 투표권자 12명 가운데 베스 해맥,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등 3명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며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당시 반대표가 9월에도 그대로 유지되거나 다수 의견으로 바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CNBC는 전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향후 세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아디티야 바베 BofA 이코노미스트는 워시가 물가의 단기 수치보다 추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동결을 정당화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뚜렷한 하방 충격이 없다면 이제 9월 인상에 나설 책임은 워시에게 있다”며 동결할 경우 잭슨홀 연설로 얻은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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