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 가능성 왜 배제하나"…탐정이 지적한 경찰 수사의 맹점

기사등록 2026/09/01 08:25:11
[서울=뉴시스]국내 1호 탐정으로 알려진 임병수 탐정은 사건 현장의 물리적 여건과 시신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범죄 피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진 유튜브 신사임당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제주에서 실종된 장모씨가 100여 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두고 경찰이 타살 가능성을 소홀히 다룬 채 성급히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을 내리려 한다는 비판이 민간 전문가로부터 제기됐다.

국내 1호 탐정으로 알려진 임병수 탐정은 1일 구독자 281만명 유튜브 채널 신사임당에 출연, 경찰의 수사 태도와 발표에 대해 다양한 의문점을 지목했다. 임 탐정은 시신 발견 직후 경찰이 사건을 자살로 종결하려는 듯한 흐름을 보인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사건 현장의 물리적 여건과 시신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범죄 피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 숲은 지형 특성상 가시가 많고 야간 시야 확보가 어려운 사유지 농장으로 알려졌다. 임 탐정은 "상부에 목을 매는 행위가 물리적으로 가능할지 몰라도, 어둡고 가시가 많은 현장에 굳이 들어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단순히 집에서 가져온 끈이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자살로 결론을 맞추어 가는 느낌을 준다"라고 밝혔다.

경찰이 방어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타살 가능성을 나중에 논하는 점도 지적됐다. 시신 유기 장소와 실제 범행 현장이 다를 가능성이 높은 강력 사건의 특성을 간과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간 부검 결과에서 목부위 뼈인 설골이 부러진 것으로 나타난 점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임 탐정은 학술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스스로 목을 매어 설골이 부러질 확률은 10~20% 수준에 불과하지만, 누군가 목을 눌러 가해하는 액살이나 교살의 경우 설골 손상 비율이 75%에 달한다"라며 "75%의 확률을 가진 타살 가능성을 외면하고 자살에만 방점을 찍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종 당일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한림항 일대와 실제 시신 발견 장소 사이의 20km 거리 차이도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기지국 오차 범위에 대한 통신 전문가의 명확한 검증 없이 단순 통화 기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타살을 배제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의견이다.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데이터 기반 소통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디지털 포렌식 완결 전 자살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건은 성인 실종 사건에 대한 제도적 한계도 드러냈다. 현행법상 만 18세 미만 아동이나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와 달리 일반 성인 실종은 가출인으로 분류되어 영장 없는 위치 추적이나 강제 수사가 어렵다. 해마다 7만 건이 넘는 성인 실종 신고가 접수됨에도 법적 기반이 부족해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인 실종법 제정과 함께 실종 수사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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