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같은데 피해는 달랐다"…현실이 된 '기후 불평등'

기사등록 2026/08/31 21:51:24
[다딩=AP/뉴시스] 30일(현지 시간) 네팔 다딩 지구 트리슐리강 강변 진흙탕에 네팔 국기가 버려져 있다. 지난 26일 네팔-중국 국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인한 양국 사망자는 최소 804명, 실종자는 3048명으로 늘었다. 2026.08.31.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네팔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가 기후위기가 국가와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과 인프라의 차이가 피해 규모와 회복 속도를 좌우한다는 지적이다.

31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가디언 칼럼니스트 네스린 말리크는 '네팔 홍수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기후 붕괴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최근 네팔 홍수와 유럽의 폭염·산불 등을 비교하며 기후위기의 불균등한 영향을 분석했다.

올여름 유럽 일부 지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난 반면 네팔에서는 물과 진흙, 얼음이 뒤섞인 홍수로 900명 이상이 사망하고 4000명 이상이 실종됐다. 말리크는 같은 기후위기라도 일부 지역에서는 일상생활의 불편으로 나타나는 반면, 다른 곳에서는 대규모 인명 피해를 동반하는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의 차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산불 피해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과 이재민의 이주·주택 재건을 지원했고, 영국은 산불 대응력 강화를 위해 약 1억 파운드(약 1800억원)를 투입했다. 미국에서는 AI를 활용해 산불 위험을 분석하는 보험 산업까지 발달했다.

반면 네팔의 홍수 피해를 복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약 50억 달러로, 네팔 경제 규모의 최대 10분의 1에 이를 수 있다. 해외 기술 지원과 장비, 전문 인력까지 필요해 실제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후위기의 영향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카리브해에서는 해수 온도 상승과 산성화로 산호초가 훼손되면서 해양 생물과 지역 주민들의 식량·소득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인도에서는 극심한 폭염으로 냉방시설과 충분한 물을 확보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이 더 큰 피해를 받고 있으며, 수단은 엘니뇨로 인한 강수량 감소와 식량난이 겹치고 있다.

말리크는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취약한 국가들이 부유한 국가들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피해를 감당하고 있지만 충분한 재정·기술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기후협정 탈퇴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해체가 개발도상국의 기후 대응을 지원하던 국제적 재원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말리크는 기후위기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식량 가격 상승과 물 부족 등 그 영향은 결국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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