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이 폭격을 받아 파괴되는 모습을 담은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그러나 실제로 하르그섬이 공격받았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31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 "하르그섬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는 글과 함께 하르그섬이 공격받는 모습을 묘사한 AI 생성 영상 2개를 게시했다.
첫 번째 영상에는 비행기 창문 밖으로 공중 공격을 지켜보는 공군 장병의 모습과 함께 석유 시설에서 화염과 폭발이 발생하는 장면이 담겼다. 석유 저장탱크와 정박한 유조선, 주변 건물들이 폭발에 휩싸이는 모습도 등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거대한 해안 석유 시설에 미사일이 쏟아지면서 폭발이 발생하는 모습을 담은 또 다른 AI 생성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들이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직접 제작한 것인지, 지지자들의 계정에서 가져와 재게시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미국이 이달 들어 처음으로 이란군을 상대로 대규모 공격을 재개한 직후 나왔다. 다만 미군이 실제 공격한 곳은 하르그섬이 아닌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라락섬으로 알려졌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기뢰 부설 병력을 상대로 "제한적이고 정밀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매체는 라락섬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으며, IRGC는 여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하르그섬은 라락섬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포브스는 하르그섬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서쪽으로 400마일(약 640㎞) 이상 떨어진 페르시아만 안쪽에 위치한다고 설명했다.
하르그섬은 이란의 원유 수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포브스에 따르면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이곳에서 처리되며, 섬에는 약 2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 석유 산업 종사자이며, 섬에는 3개의 주요 에너지 인프라 거점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하르그섬을 점령하거나 폭파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르그섬을 겨냥한 대규모 공격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보고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AI로 제작된 이미지와 영상을 반복적으로 게시해왔다. 포브스는 이번 하르그섬 관련 영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거나 경쟁자를 공격하는 데 AI 콘텐츠를 활용해온 사례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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