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발사 시한보다 9개월 빨라…3개월간 장비 전개·성능 점검
지구서 160만㎞ 떨어진 L2로 이동…2027년 초 첫 영상 공개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NASA에 따르면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이날 오전 7시26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NASA는 발사 7분 뒤 망원경이 보낸 신호를 수신했으며, 망원경은 31분 뒤 발사체에서 정상적으로 분리됐다고 설명했다.
로먼망원경의 개발·발사·운영을 합친 총사업비는 약 43억달러(약 5조9000억원)다. NASA는 개발·발사 단계에서 예산을 지켰으며 당초 2027년 5월로 정했던 공식 발사 시한보다 9개월 앞서 망원경을 띄웠다고 밝혔다. WP는 로먼망원경을 NASA가 2021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이후 쏘아 올린 가장 야심찬 우주망원경으로 평가했다.
로먼망원경은 앞으로 약 3개월 동안 지구에서 약 160만㎞ 떨어진 태양·지구 제2 라그랑주점(L2)으로 이동한다. L2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 우주선의 운동이 균형을 이루는 곳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도 L2 주변 궤도에서 운용되고 있다. NASA는 이동 과정에서 장비를 전개하고 성능을 점검한 뒤 2027년 초 첫 과학 관측 이미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로먼망원경의 주 관측장비는 3억 화소 적외선 카메라인 ‘광시야 관측기’다. 허블과 비슷한 수준의 선명도를 유지하면서도 한 번에 관측하는 하늘의 범위는 최소 100배 넓다.
연구진은 고유 밝기가 일정한 Ia형 초신성이 얼마나 어둡게 보이는지를 토대로 거리를 잰다. 이어 은하 빛의 파장이 붉은 쪽으로 늘어난 정도인 ‘적색편이’로 은하가 멀어지는 속도를 파악한다. 여러 우주시대의 은하가 얼마나 멀리 있고 얼마나 빠르게 멀어지는지를 비교하면 암흑에너지가 우주 팽창에 미친 영향을 추정할 수 있다.
로먼 프로젝트에 참여한 캘리포니아공대 산하 적외선처리·분석센터의 왕윈 연구원은 로먼이 암흑에너지의 영향을 매우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로먼망원경의 또 다른 핵심 임무는 태양계 밖의 행성인 외계행성을 찾는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외계행성은 6000여개다. NASA는 로먼망원경이 여기에 약 10만개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로먼망원경은 ‘중력 미세렌즈’ 현상도 활용한다. 앞쪽 별의 중력 때문에 뒤쪽 별빛이 순간적으로 밝아지는 현상을 살피고, 이때 앞쪽 별을 도는 행성이 만드는 미세한 변화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NASA는 약 10만개라는 전체 예상치 가운데 1000개 이상을 이 방식으로 발견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는 별에서 비교적 멀리 도는 행성과 화성 정도 질량의 작은 행성도 포함될 수 있다.
망원경 이름의 주인공인 낸시 그레이스 로먼은 NASA 최초의 천문학 책임자로, 허블을 비롯한 대형 우주관측 사업의 예산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허블은 이후 우주 팽창이 가속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핵심 관측 자료를 제공했고, 이는 암흑에너지 발견으로 이어졌다.
로먼망원경 사업의 과학 책임자인 도미닉 벤퍼드는 발사 생중계에서 “이 순간이 정말 올 것이라고는 미처 믿지 못했다”며 “막상 이 순간을 맞고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