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판·차폐막 전개로 전력 확보…NASA "모든 계통 정상"
고이득 안테나·구경 덮개 펼친 뒤 궤도 보정…남은 연료가 임무 수명 좌우
연말 전 첫 영상 수신 목표…공개용 이미지는 이르면 2027년 초
31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로먼 망원경은 30일 오전 7시26분(한국시간 오후 8시26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 팰컨헤비에 실려 발사됐다.
로먼 망원경은 발사 31분 뒤 로켓 2단에서 분리돼 홀로 비행을 시작했다. 지구에서 약 160만㎞ 떨어진 '제2라그랑주점(L2)'으로 이동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외계행성을 찾는 것이 핵심 임무다.
◆로켓서 분리 52분 뒤 전력 확보…통신·관측 준비는 이제부터
전력 확보와 초기 교신은 순조롭게 끝났다. NASA는 로먼 관제팀이 발사 약 1시간23분 뒤 태양전지판과 하부 관측장비 차폐막이 정상적으로 펼쳐졌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사체 분리 뒤 약 52분 만이다. 태양전지판이 기체가 쓰는 양보다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파워 포지티브(전력 공급 정상)' 상태에도 들어갔다.
NASA는 현재 로먼 망원경의 모든 계통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초기 교신도 계획대로 이뤄졌다. 로먼 망원경은 발사체 페어링이 분리된 직후 S밴드 원격측정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고, 호주 캔버라의 심우주통신망 지상국과 연결됐다. 발사 직후 기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지상 명령을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초기 교신망이 열린 셈이다.
다음 단계는 본격적인 임무 수행에 필요한 통신망을 갖추는 것이다. 로먼 망원경은 향후 수일 내 고이득 안테나(High-Gain Antenna·HGA)를 펼칠 예정이다.
이 안테나는 S밴드로 지상 명령과 기체 상태 자료를 주고받고, Ka밴드로 대용량 과학 데이터를 지구에 전송한다. HGA 전개는 초기 상태 확인 중심의 교신에서 본격적인 관측자료 전송 체제로 넘어가기 위한 절차다.
다만 본격적인 임무 운용에 필요한 구조물 전개는 수일간 더 이어질 예정이다. 로먼 망원경은 HGA를 펼치고 망원경 입구를 보호해온 바이저 형태의 전개식 구경 덮개도 열어야 한다. 코로나그래프 장비의 전원도 순차적으로 켠다.
발사 충격이나 전개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이상을 단계마다 확인하기 위해 한 번에 모든 장비를 가동하지 않는 것이다.
또 다른 핵심은 L2로 향하는 비행 궤도 보정이다. 로먼 망원경은 향후 두 차례의 중간 궤도수정 기회를 두고 있다. 첫 번째 보정은 임무 설계상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두 번째 보정은 첫 기동 결과와 실제 비행 궤적을 분석한 뒤 필요 여부를 결정한다.
발사체가 로먼 망원경을 목표 궤도에 정확히 투입할수록 보정에 쓰는 추진제를 아낄 수 있다. 우주에서는 연료를 다시 채울 수 없는 만큼 남은 추진제는 임무 수명의 주요 변수다.
이는 NASA가 기본 임무기간 5년에 더해 총 10년 운용을 목표로 하면서도 이를 아직 확정하지 않은 이유다. 관제팀은 첫 보정 뒤 연료 잔량과 예상 소모량을 토대로 장기 운용 가능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로먼 망원경이 향하는 L2는 특정 지점에 멈춰 서는 곳이 아니라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영역 주변을 도는 궤도다. 약 석 달 동안 이동하며 목표 궤도에 들어가야 태양·지구·달을 같은 방향에 두고 차폐막으로 빛과 열을 안정적으로 막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궤도 오차는 도착 시점뿐 아니라 열환경과 관측 안정성, 연료 운용에도 영향을 준다.
궤도만 맞춘다고 망원경의 '눈'이 곧바로 열리는 것도 아니다. NASA가 제시한 기본 시운전 기간은 90일이다. 이 기간 기체가 심우주 열환경에 적응하도록 온도를 안정시키고 자세제어·통신·비행 소프트웨어를 점검한다.
발사 약 2주 뒤에는 주 관측장비인 광시야관측기(WFI)를 켜 검출기 상태와 초점·정렬을 세밀하게 조정한다.
시운전의 합격 판정도 단일 시점에 내려지지 않는다. 기체와 두 관측장비가 각각 기능 시험을 통과하고, 실제 별을 이용한 지향·초점 보정과 검출기 교정까지 마쳐야 과학 운용으로 넘어갈 수 있다. 전개 성공은 발사 성공의 마지막 단계인 동시에 '관측 성공'을 검증하는 첫 단계인 셈이다.
NASA는 첫 영상 데이터를 미국 연말 휴가철 전에 지상으로 내려받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관제팀이 장비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원자료 수신 시점으로, 보정과 검증을 마친 대외 공개용 첫 이미지는 이르면 2027년 초 나올 전망이다.
초기 관측도 곧바로 대규모 우주지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NASA는 시운전 이후 초기 수개월 동안 코로나그래프 기술실증을 우선 진행한 뒤 은하 중심부 외계행성 관측, 초기 심층 관측과 시간영역 시험조사를 순차 수행할 계획이다.
로먼 망원경의 발사는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성패를 판단할 다음 기준은 90일 뒤 망원경이 계획된 감도와 정밀도로 실제 우주를 바라볼 수 있느냐에 달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