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최대 12만원…中서 노인 말벗할 ‘공유 자녀’ 서비스 등장

기사등록 2026/08/31 10:14:03 최종수정 2026/08/31 11:00:24

20·30대가 말벗·스마트폰 설정·병원 동행…전문 간병은 맡지 않아

소셜미디어 광고 3시간 4만~12만원…얼마나 퍼졌는지는 불명확

中 60세 이상 3억2338만명…2040년 4억200만명 전망

[서울=뉴시스] 중국 쑤저우의 한 요양원이 상주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해당 요양원에 거주하게 된 장진(25)은 시세보다 10배 싼 임대료를 내면서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중이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중국에서 돈을 받고 고령자의 말벗이 돼주거나 병원·장보기에 동행하는 ‘공유 자녀’ 서비스가 등장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일부 광고를 보면 3시간 이용료는 29~88달러(약 4만~12만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중국의 20·30대 청년들이 ‘공유 자녀’ 또는 ‘외주 자녀’로 불리며 고령자에게 유료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확인한 광고의 3시간 이용료는 29~88달러(약 4만~12만원)였다. 이들은 대화를 나누고 스마트폰 설정을 도와주거나 병원 진료에 동행하지만 전문 의료·간병 업무는 맡지 않는다.

톈진의 스타트업 ‘해피홈’에서 일하는 쑨수양(28)은 고객 대부분이 혼자 살고 있으며, 자녀들은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 일한다고 전했다. 그는 젊은 사람과 대화하면 고령자들이 활력을 되찾는다고 말했다.

쑤저우에서 ‘타임뱅크’를 세운 류청은 미국에서 고령자의 심부름과 외출을 돕는 동행 인력을 연결하는 업체 ‘파파’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을 함께 떠안은 중년층이 어린 자녀를 돌보는 동안 부모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공백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공유자녀 수요의 배경에는 급속한 고령화가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말 60세 이상 인구는 3억2338만명으로 전체의 23%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40년에는 4억200만명, 전체 인구의 2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수십 년간 이어진 한 자녀 정책과 청년층의 도시 이동이 겹치면서 부모와 성인 자녀가 떨어져 사는 가정이 늘었다. 중국 민정부는 2022년 조사 결과 고령자의 절반 이상이 자녀 등 다른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 ‘빈 둥지’ 상태라고 밝혔다. 중국노령사업발전기금회 조사에서는 전문 돌봄 인력의 공급 부족 규모가 550만명으로 추산됐다.

중국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민정부 등 11개 부처는 지난 4월 지역사회 상호부조형 노인 서비스를 확대해 2030년까지 도농 지역사회 양로시설의 70% 이상에 상호부조 기능을 갖추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다만 이는 이웃과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돕는 비영리 서비스로, 민간 업체가 돈을 받고 제공하는 ‘공유 자녀’ 사업과는 구분된다.

유료 서비스가 제도보다 먼저 등장하면서 안전 우려도 제기됐다. 관영 ‘정신문명보’의 한 평론은 동행 인력이 고객의 자산 기록과 신분증, 부동산 소유 서류에 접근할 수 있고,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인력은 고령자의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뱅크와 해피홈은 인력을 심사하고 교육한다고 WP에 밝혔다. 타임뱅크는 가능하면 고객과 같은 성별의 동행자를 연결하고, 고객 동의를 받아 방문 중 보디캠을 착용하게 해 분쟁에 대비한다고 설명했다.

효를 중시하는 중국에서 가족의 역할을 돈으로 대신해도 되느냐는 논쟁도 있다. 안후이성에 사는 부모를 위해 타임뱅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쑤저우의 교사 재니스 예(36)는 생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부모와의 관계도 지속할 수 있다며 유료 동행과 효도는 충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단대 노령연구원장 펑시저도 멀리 사는 자녀가 부모에 대한 책임을 보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결국 고령자에게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필요한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료 동행을 가족이나 정규 돌봄서비스의 대체재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에서 사회정책을 가르치는 경제학자 리빙친은 지역 자원봉사자와 민간 사업자가 공식 돌봄서비스를 대신하지 않고 보완하도록 명확한 직업·안전 기준을 갖춘 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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