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은퇴한 전철이 지방 사철에서 다시 달리고, 폐차된 차량은 숙박시설로 변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철도 부품은 가방과 가구로 재탄생하고, 해외로 팔려간 일본 열차를 타러 팬들이 현지 투어까지 떠난다. 차량의 데뷔와 은퇴, 이후의 삶을 사람처럼 받아들이는 일본 특유의 철도 문화가 관련 시장까지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세이부철도는 다른 철도회사의 중고 차량을 사들여 자사 노선에 맞게 개조하는 이른바 '서스테나 차량'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2029년까지 오다큐전철과 도큐전철에서 모두 약 100량을 사들일 계획이다. 대형 철도회사끼리 이 정도 규모로 중고 차량을 거래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인기도 뜨겁다. 지난 6월 사이타마현 히다카시 세이부철도 차량기지에서 열린 옛 도큐전철 차량 촬영회에는 30분 촬영에 참가비가 7700엔(약 7만원)이었는데도 100명가량이 몰렸다. 행사장을 찾은 전체 방문객은 약 8300명에 달했다.
한 60대 남성은 차량에 자신의 인생을 겹쳐 봤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달려 온 열차가 다른 곳에서 제2의 생을 보내는 모습에 나 자신을 겹쳐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지방 철도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나가노전철이 운행하는 차량은 전부 수도권에서 쓰던 중고 차량이다. 오다큐전철 로망스카를 이어받은 특급 ‘유케무리’를 비롯해 JR동일본 나리타 익스프레스, 도큐전철 8500계, 도쿄메트로 히비야선 03계 등이 그대로 나가노를 달리고 있다.
철도회사로서는 신차를 새로 뽑는 것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지역 입장에서는 한때 수도권을 누비던 유명 차량 자체가 볼거리가 된다. 실제로 약 48년간 도큐선을 달리다 물러난 8500계를 보러 일부러 나가노까지 찾아오는 팬도 적지 않다.
수명을 다한 차량도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되고 있다. 지바현 이치하라시의 '다카타키호 글램핑 리조트'는 고미나토철도에서 57년을 달린 '키하203' 차량을 넘겨받아 숙박시설로 꾸몄다. 손잡이와 선반, 좌석, 운전석까지 그대로 남겨둔 덕에 철도 팬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여름철에는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다.
오사카에서는 2027년 은퇴를 앞둔 JR서일본 500계 신칸센을 테마로 한 호텔 객실도 등장했다. 비아 인 신오사카 웨스트의 '500계 신칸센 룸'에는 실제 열차에 쓰였던 좌석과 테이블이 그대로 놓여 있다. 이 객실은 내년 3월까지 예약이 거의 다 찼다.
철도 부품을 되살리는 사업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오사카의 봉제업체 선워드는 오사카메트로와 한큐전철 등 16개 철도회사에서 나온 폐부품으로 가방과 스마트폰 거치대, 의자 등을 만든다. 원래는 버려질 좌석 시트나 연결부 자재가 철도 팬을 겨냥한 상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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