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8·13대책, 수요 진작 위한 금융·세제 보완책 시급"

기사등록 2026/08/30 13:00:00

'8·13 대책 주요 내용과 평가' 보고서 발간

주택공급 물량·속도 확대 방향은 긍정적"

"공공택지, 핵심 지연 요인별 집중 해소"

"예측 가능한 규제·인센티브 원칙 확립을"

[서울=뉴시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6.08.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공급 종합대책(8·13대책)에 담긴 공급 확대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금융·세제 등 정책 수단 간 정합성 보완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30일 발간한 '8.13 대책 주요 내용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물량·속도를 확대한다는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금융·세제 등 수요 진작 정책이 제한적이어서 공급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 정부는 출범 1년차인 지난해 6·27대책과 9·7대책, 10·15대책, 올해 8·3세제개편(안)에 이어 이번 8·13대책까지 다섯 번의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놨다. 매매와 전세, 월세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속에서 공급 물량 확대와 속도 개선에 대한 시그널을 선제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공급 시차 단축과 가용 역량 총동원을 통해 임기 내 수도권에 147만호+α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기존 대책과 비교하면 9·7대책의 135만호에 더해 2030년까지 12만호+α를 추가 공급하기로 하면서 연평균 목표는 29만4000호 수준이 됐다. 세부적으로는 공공택지 5만7000호+α, 도심 공급 확대 5000호+α, 민간 금융·세제 지원 및 규제 완화 5만9000호+α로 구성되며 임기 이후까지 고려하면 23만호+α의 추가 공급 효과가 기대된다.

공공택지의 경우 조성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는 '최단기 착공모델'을 도입해 서울강서·남양주도심·경기광주역세권 등 신규 지구를 3~4년 내 착공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도심에서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완화하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건산연은 이에 대해 "국내 주택공급은 수요자 자금을 활용하는 선분양 구조가 대부분이어서 실효성 있는 수요 진작책이 없으면 사업자의 개발 자금조달 여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대규모 공급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진작책을 병행한 독일(연 40만호)·영국(연 30만호)도 공급 목표 달성률이 50~70%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언급하며 공급 정책만으로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연간 29.4만 호라는 공급 목표치도 최근 실적에 비춰볼 때 달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봤다. 건산연은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택 착공 실적은 6만5000호로, 9·7대책이 제시한 연간 목표치(26만9000호) 대비 달성률이 24.2%(서울 19.3%)에 그쳤다"며 "사업 기간의 절반이 지난 시점임에도 이행 실적이 저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5년간 최근 5년 평균(연 18만1000호)의 1.5배를 웃도는 공급이 이어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5년간 수도권 주택 착공의 83.4%를 민간이 담당하고 있는 만큼 목표 달성은 민간 회복세와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건산연은 "올해 하반기 가용한 행정·금융 역량을 총동원해 집행 속도에 박차를 가하는 등 정책 집행 초기 단계에서 확고한 정책 의지를 시장에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공공택지와 도심 정비사업 모두 행정절차 단축을 넘어선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37개월 착공' 모델은 일부 제도개선을 전제로 한 만큼 실제 제도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부지 조성 기간이 단축될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

3기 신도시도 후보지 발표부터 최초 부지조성공사 착공까지 지구별 편차가 컸다. 보상·이주·철거 등 현장 여건에 따라 소요 기간이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결국 지구·블록별 핵심 지연 요인을 파악해 집중 해소하는 현장 중심 사업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건산연은 "도심 정비사업은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 등이 긍정적이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등 사업성 관련 핵심 쟁점은 이번 대책에서 제외됐다"며 "법적상한용적률 1.3배 특례가 공공 정비사업에만 적용돼 민간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사업 시행 주체가 아닌 공공성과 성과를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수도권의 주택공급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개별 사업 단위의 한시적 지원을 넘어 공급·수요·금융·세제·임대차·도시계획을 아우르는 종합적 관점의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건산연은 "사업별 지연 원인과 예상 착공·준공·입주 시기를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정책 변화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예측 가능한 규제·인센티브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정책의 최종 목표는 물량 목표가 아니라 수요가 있는 지역에 적정한 품질과 부담 가능한 가격의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공택지는 행정절차 단축뿐 아니라 보상·이주 등 현장 병목 해소가, 도심 정비사업은 사업성 핵심 쟁점 해소가 병행돼야 한다"며 "결국 8·13대책의 성패는 서로 충돌하는 정책과 이해관계를 일관된 원칙 아래 조정하고, 개별 사업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속한 집행 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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