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산 진모지구 전시·개도·금오도 섬 체험…박람회 넘어 체류형 관광
입장권 수익 42억·자원봉사 880명…"섬 미래·여수 관광 경쟁력 도전"
세계 최초의 섬박람회를 표방하는 이번 행사는 단순히 전시장을 찾는 국제행사에 머물지 않는다. 여수 돌산 진모지구에서 섬의 미래를 살펴본 뒤 실제 섬으로 이동해 자연과 음식, 문화, 주민들의 삶을 경험하도록 프로그램을 짠 것이 특징이다.
섬박람회가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에게 섬은 어떤 의미인가.' 일회성 섬박람회 개최에 그치지 않고, 주제에 맞게 섬과 미래를 접목시키는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왜 지금 '섬'인가…기후위기와 인구감소의 최전선
섬은 오랫동안 육지와 떨어진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인구감소, 생활 인프라 부족 등 사회·환경적 변화가 본격화하면서 섬은 지구가 마주한 문제를 먼저 보여주는 공간으로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동시에 섬은 해양자원과 생태계, 고유한 문화와 역사, 관광자원을 품은 공간이기도 하다.
이번 여수섬박람회는 섬이 가진 이 같은 양면성에 주목한다. 보존해야 할 자연과 지역 발전을 위한 개발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지, 섬의 가치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미래 자원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주요 화두다.
여수는 이 같은 논의를 펼치기에 상징성이 큰 도시다. 365개의 섬을 품고 있는 대표적인 해양관광도시인데다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 개최한 경험이 있다. 관광·컨벤션 인프라와 해양관광 자원을 갖춘 것도 강점이다. 한해 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꾸준히 방문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돌산 진모지구에 압축한 '섬의 현재와 미래'
섬박람회장을 찾는 관람객이 가장 먼저 만나게 될 공간은 돌산 진모지구 주행사장이다.
주제섬을 중심으로 해양생태섬, 미래섬, 국제교류섬, 문화섬, 보물섬 등이 배치됐다. 섬 테마존과 섬식당·마켓관, 섬어촌문화센터, 아트 포토존 등도 관람객의 동선을 채운다. 전시관 사이 사이 휴식공간과 전망대, 각종 시설 등이 자리잡아 지루할 틈 없는 동선을 만들었다.
랜드마크인 주제섬은 가로와 세로 각각 40m, 높이 20m 규모의 상징 구조물이다. 외부에는 미디어파사드를 적용하고 내부에는 세계 각지의 물길이 여수로 모이는 모습을 형상화한 미디어 터널과 메인 디오라마 등을 선보인다.
미래섬에서는 해상풍력과 조력, 스마트팜, 해상교량 VR 등 미래 에너지와 첨단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문화섬은 영화와 애니메이션, 문학, 게임 등에 등장한 섬의 이미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다. 보물섬은 놀이와 탐험을 결합한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진다.
전 세계 섬과 우리나라 섬의 특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테마존과 각종 조형물, 캐릭터 포토존도 마련된다. 이스터섬의 거인석은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전시를 통해 섬을 이해하고, 체험을 통해 섬의 미래를 상상하도록 구성됐다.
◆진짜 이야기는 섬을 찾아가면 시작된다
주행사장 관람만으로 섬박람회의 전체 모습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개도와 금오도 등 부행사장에 가봐야 박람회의 또 다른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개도에서는 섬어촌문화센터와 섬섬캠핑장을 중심으로 어촌 체험과 캠핑, 예술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그래피티 전시와 야간 문화행사가 바다와 어우러지고, 낮에는 섬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금오도 비렁길은 무척 유명하지만, 개도에서의 둘레길 탐방은 전국 등산 애호가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실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금오도의 핵심 콘텐츠는 비렁길이다.
해안 절벽을 따라 약 18.5㎞ 이어지는 탐방로를 걸으며 섬의 자연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디지털 스탬프 투어를 결합해 걷는 여행의 재미도 더한다. 이중 비렁길 3코스는 단연 압도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금오도와 개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꽃섬으로 알려진 하화도, 바다 한 가운데 우뚝선 거문도, 백도, 공룡의 섬 사도와 추도, 그리고 11개 다리로 이어진 조발도, 낭도, 둔병도, 적금도와 등대가 유명한 백야도 등도 가볼만한 섬이다.
웰니스 프로그램과 선상 낚시, 별자리 탐방 등도 준비돼 있다.
결국 섬박람회가 지향하는 여행 방식은 '보고 돌아가는 관광'에서 '직접 머물며 경험하는 관광'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밤이 왔어요, 여수 전체가 하나의 관광무대
섬박람회장은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저녁 시간에는 조명을 입은 주제섬과 공연이 어우러지면서 낮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열린무대 역시 야간 관람객을 위한 콘텐츠다.
박람회 관람을 마친 뒤에는 여수 도심 관광으로 동선을 확장할 수 있다. 여수밤바다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발길이 옮겨진다.
남도가든페스타와 낭만포차, 요트, 해상케이블카 등 기존 관광자원을 박람회와 연계하면 하루 일정이 행사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섬에서 시작한 여행이 밤바다와 도심 관광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박람회 조직위가 체류형 관광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입장권 수익 42억원…흥행 가능성도 관심
박람회 개막이 임박하면서 관람객 유치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8월23일 기준 입장권 판매 등을 포함한 수익 실적은 42억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조직위는 애초 세계 30개국 참여와 300만명 관람객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박람회장을 찾는 관람객 수뿐 아니라 실제 여수에 머무는 체류객을 얼마나 늘리느냐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섬 숙박과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한 관광상품과 여객선 운임 지원 등 다양한 체류형 관광정책도 추진된다.
여수국가산단 입주기업들과 금융권 등 입장권 사전 구매에 힘을 보탰다.
◆880명 시민이 현장 지킨다…‘손님맞이’의 주인공은 시민
대규모 국제행사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것은 시설만이 아니다. 현장에서 관람객을 직접 만나는 시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번 박람회에는 88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한다. 이들은 하루 평균 196명 규모로 주행사장과 시내 주요 연계 거점 등에 배치돼 통역과 관광 안내, 행사 지원, 질서 유지 등을 맡는다.
섬 현장에서는 섬마을 주민들이 직접 나선다.
남면과 화정면, 삼산면 등 12개 전략 섬에는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아일러브(IsLoVe) 서포터즈'가 운영된다. 하루 평균 34명이 활동하며 관람객에게 섬의 관광자원과 지역 문화를 소개한다.
섬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직접 안내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관광안내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
박람회를 찾은 관광객에게 남는 기억은 전시시설의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길을 묻는 관광객에게 건네는 친절한 안내와 상점에서 만나는 서비스, 섬 주민의 표정이 여수에 대한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
◆‘너란 섬’으로 알리고 이용식·원혁이 현장 홍보
박람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문화·홍보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밴드 FT아일랜드가 부른 공식 주제곡 '너란 섬'은 섬과 사람, 자연과 연결을 소재로 박람회의 메시지를 담았다.
사위인 트로트 가수 원혁과 함께 홍보 활동에 참여하고 전국 주요 도시 버스킹 공연과 박람회 기간 현장 공연에도 나설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는 공식 홍보곡을 활용한 댄스 챌린지 등 시민 참여형 콘텐츠도 진행된다.
◆61일 뒤 무엇을 남기나
9월5일 문을 여는 섬박람회는 11월4일까지 61일간 이어진다.
그 기간 동안 세계 각국에 여수와 전남의 섬을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단기적인 목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박람회가 끝난 뒤 무엇을 남기느냐다.
섬의 생태와 문화, 관광자원을 국제적인 의제로 확장하고 기후변화와 인구감소 등 섬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다면 박람회의 의미는 행사 기간을 넘어설 수 있다.
여수 역시 365개 섬을 가진 해양관광도시라는 자원을 일회성 행사에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관광과 지역경제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결국 이번 섬박람회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전시장을 찾았느냐에만 달려 있지 않다.
관람객이 여수에서 하루 더 머물고, 섬으로 배를 타고 들어가고, 지역의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고, 다시 찾고 싶은 기억을 갖고 돌아가는지가 또 다른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섬을 어떻께 방문했는지, 누구와 방문했는지, 섬 순례길에 올랐을때 섬은 문을 열고 다가서게 될 것이다. 여수세계섬박람회는 그런 의미에서 세계 최초 섬박람회 이면서도 삶속의 섬을 전면에 내세우는 소중한 행사로 각인 되고 있다.
서영학 여수시장은 "섬박람회를 위해 거창한 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박람회를 직접 찾아 즐기고 가족과 이웃에게 알리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깨끗한 거리와 따뜻한 인사,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하나하나가 여수를 찾는 분들에게는 여수의 얼굴이 되고 박람회의 모습이 될 것"이라며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손을 보태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의 박람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