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7억·월세 162만원”…매물 씨 마르고 세입자 ‘막막’[서울 부동산, 지금②]

기사등록 2026/08/30 06:00:00

강북 7.43% 상승…강남 상승률 웃돌아

반전세 등 월세 비중 1년 새 44%→55%

비거주자 세 부담↑…매물 거두기 '가중'

"매물 더 줄어들라"…서울 밖으로 밀려나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08.2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이 7억원, 월세가격은 162만원을 넘어서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후 집주인들이 실거주를 결정하면 전세 매물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세의 월세화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달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7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이달에는 7억1178만원으로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북권 14개구는 지난해 말 대비 7.43% 오르며 강남 11개구(4.87%)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월세가격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한 달 전(159만2000원)보다 1.7% 오르며 사상 처음 16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월세가격은 지난해 4월 140만원을 넘어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15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6개월 만에 160만원을 돌파하는 등 그 속도가 더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3.9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고 가격은 오르는 가운데 전세난에 밀려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도 늘었다. 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전·월세) 계약 중 보증부 월세, 즉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비중은 55.4%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43.5%)보다 11.9%포인트(p) 오른 수치로, 절반 이상이 월세 또는 반전세인 셈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월세를 선호하는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1인 가구의 비중이 늘어난데다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임차인들의 전세 기피 현상이 강해졌다. 주식, 가상화폐 등 목돈을 굴리려는 투자 경향이 강해지는 흐름도 한 몫 했다.

수도권의 전세 공급도 위축되는 추세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과 일부 경기 지역 주택 매수 시 실거주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앞서 6·27 규제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 대출이 금지되고 전세 퇴거 대출 한도가 1억원으로 제한된 점 역시 월세화를 촉진한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처럼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감소로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증가하고 월세 매물마저 빠르게 소진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는 갈수록 가중되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08.25. kmn@newsis.com
게다가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라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주택을 처분하거나 직접 거주를 결정하면 전월세 매물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9억원으로 낮추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등 세 부담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늘어난 보유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세 부담이 오르는 만큼 임대료에 반영돼 주요 단지의 전셋값 상승과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 정부는 우려가 커지자 비거주 1주택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수정안을 검토 중이다.

새 아파트 공급도 여의치 않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임대를 제외하면 3만2370가구 수준이었으나, 올해 1만7210가구로 줄고 내년엔 1만3019가구로 더 감소할 예정이다.

오르는 전월세 가격을 감당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서울 접근성이 높은 경기도 아파트로 밀려나면서 경기도 전셋값도 동반 상승하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전세 안심신탁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현재 월세화 현상에 따른 순수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상승한 전세가격이 일정수준 매매가격 하방 지지선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월세 매물이 유독 부족하고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중하위 지역 및 경기 (비)규제지역의 경우 최근 대출한도 축소 등으로 위축됐던 매수심리가 점차 회복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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