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허브' 된 한중일…"세계 파이프라인 43%"

기사등록 2026/08/30 14:01:00 최종수정 2026/08/30 14:14:23

"가성비 임상지에서 혁신 주도지로"

아시아, 신약개발 중심축으로 이동


[서울=뉴시스] 동아에스티 연구원 모습. (사진=동아에스티 제공,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4.03.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한때 저비용 임상시험지로 여겨졌던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이 글로벌 신약개발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와 규제기관, 민간 투자자가 손잡고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면서 한국·중국·일본이 태평양 지역 임상 연구의 새로운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및 글로벌 임상시험 전략분석기업 클리니컬 트라이얼스 아레나 보고서에 따르면, APAC 지역은 전 세계 혁신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약 43%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화된 규제 체계와 풍부한 환자 인구를 기반으로 초기 단계 및 다지역 임상시험(MRCT)의 핵심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속적인 정부 투자와 규제 개혁, 성장하는 바이오기술 생태계가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제약 혁신 허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단일 의료보험 체계 하에 인구의 97%를 포괄하는 국가 의료 시스템을 갖춰 방대한 의료 데이터와 광범위한 임상시험 참여자 집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유전자 치료제(CGT) 개발 분야의 선도국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중 최초 신약 후보물질 비중은 36%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혁신 신약 라이선스 계약 규모도 2025년 상반기 78억6000만 달러(한화 약 10조8100억원)로, 전년 대비 113% 증가해 국제적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정부는 2035년까지 한국을 세계 5대 바이오산업 선도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를 설립했으며, 바이오의약품·백신 분야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한 1조원 규모 펀드 조성도 추진 중이다.

중국은 '빠른 추종자'에서 '빠른 혁신가'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2위 제약시장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 꼽히며, 신약 심사·평가 속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약후보물질 초기 발견부터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 단계까지 걸리는 기간이 다른 지역보다 50~70% 짧고, 후기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 속도도 유럽연합(EU)이나 미국보다 2~5배 빠른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해외 임상시험 데이터를 제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규제 개혁과 혁신 치료제·조건부 승인 제도도 상업화 기간 단축에 기여했다. 2019년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모펀드·벤처캐피탈 투자액의 75% 이상이 중국으로 향했는데, 글로벌 데이터 분석·컨설팅 기업인 글로벌데이터는 중국 본사 제약사 매출이 2025년 126억 달러(약 17조3300억원)에서 2031년 368억 달러(약 50조630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최초 신약 개발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된 신약 건수가 가장 많다. 여기에는 신규 분자물질(NME) 24개가 포함됐다.

2025년 기준 850억 달러(약 117조원) 규모의 세계 3위 제약시장인 일본은 미국 FDA의 혁신 치료제 지정과 유사한 '사키가케' 제도를 후생노동성·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가 운영하며 신약 승인을 뒷받침하고 있다. 2015년 4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이 제도를 통해 세계 최초로 승인된 신약은 7개에 달한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은 2024년 2분기부터 2025년 2분기까지 임상시험 증가율에서 세계 5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보고서는 “지속적인 정부 투자, 규제 개혁, 그리고 성장하는 바이오 기술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국, 중국, 일본은 세계 의약품 개발의 판도를 바꾸고 있으며,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다른 국가에 귀중한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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