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 6개월]"트럼프 중동 전력투구에 한국 등 안보 약화 우려"

기사등록 2026/08/28 15:23:30 최종수정 2026/08/28 15:28:24

주한미군 사드·패트리엇 일부 중동行

서태평양내 美항모 '0척' 초유의 공백

우크라 패트리엇 '바닥'…방공망 붕괴

[평택=뉴시스]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28일(현지 시간) 6개월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개월간 이란 전선에 사실상 전력투구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전선에서 미국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3월5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내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 포대 모습. 2026.08.28.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28일(현지 시간) 6개월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개월간 이란 전선에 사실상 전력투구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전선에서 미국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28일 '6개월이 지난 현재, 트럼프의 '이란 소풍(excursion)'이 중동 너머로 위기 촉발' 제하의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스스로 초래한 이란 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동안 우크라이나, 대만, 남중국해, 그리고 한반도 등 다른 잠재적 분쟁 지역에 대한 관심은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밀리 하딩 국방 담당 부소장도 "아직 잠재적 분쟁 지역 중 어느 곳에서도 전면적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며 "건물이 흔들리지는 않았으나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개전 직후인 지난 3월 초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 무기체계 일부를 중동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 사드 중동 배치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마이클 더피 국방차관은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가장 시급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자산을 재배치하는 능력과 유연성이 우리 시스템의 강점"이라고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연내 북미 회담을 추동하고 나선 것 역시 이란 전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가시적 외교 성과 확보가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개최를 돌파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6일 한미연합연습 을지자유의방패(UFS) 축소를 전격 지시하면서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 비핵화에 함께하기를 원하는지 물었고, 그들은 '사양하겠다(No Thanks)'라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미는 또 9월 계획됐던 해군·해병대 사단급 연합훈련 '쌍룡훈련'도 취소했는데, 미군 측은 지난 6월 '이란 전쟁으로 병력 운용이 제한된다'는 취지로 조정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에 주둔하던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을 이란 전선으로 옮기면서 서태평양에 미국 항공모함 전력이 사라진 것도 초유의 상황이다.

미국은 전쟁 장기화로 작전 여건이 크게 악화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본국으로 귀항시키면서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워싱턴함을 중동으로 재배치했다.

이후 본국에 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을 중동으로 보내 워싱턴함과 교대시키기로 했지만, 향후 최소 4~5주간은 태평양에 미국 항공모함이 한 척도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

CNN은 이에 대해 "미국은 몇 주를 제외하면 20년 넘게 태평양에서 항공모함 전력을 유지해왔다"며 "미국 제7함대 작전구역에 항공모함이 없다는 사실은 역내 동맹국에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 등 영유권 분쟁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항공모함이 없는 데다 탄약 비축량 문제가 심각한 미군은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5년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선에도 미국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러시아가 쓰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지르콘 순항미사일 등 극초음속급 무기는 패트리엇으로만 격추할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 패트리엇 미사일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방공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미국이 (미군 패트리엇 재고의) 5%를 팔아준다면 겨울을 나면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고, 10%를 팔아준다면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전량 격추할 수 있다"고 미국에 추가 인도를 호소하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인한 국제유가 위기도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석유 수출 제재를 일부 해제했다"며 "러시아가 전쟁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셈"이라고 짚었다.

하딩 CSIS 부소장은 "(미국의) 적대국들은 상황을 주시하면서 미국이 특정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더 많이 파악하면서 자신들의 향후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며 "어떤 국가가 다른 병목(chokepoints) 지점을 무기화하려고 한다면 이번 상황을 선례로 삼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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