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냉장고·그냥드림 등 사업 확산
기관 간 협력 담은 조례 추진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골목 어귀 냉장고에 반찬 한 그릇, 통조림 몇 개를 넣어두면 그날 저녁 누군가의 밥상이 채워진다. 경기 수원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 장면의 시작은 2018년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권선구에 처음 놓은 냉장고 한 대였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입소문만으로 8년 사이 42곳까지 늘었다. 유통기한이 사흘 이상 남은 채소, 반찬, 냉동식품 등을 누구나 채워 넣고 필요한 사람은 신청서 한 장 없이 꺼내 가면 그만이다. 수원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공유냉장고를 운영 중인 지자체로, 2020년에는 이런 자발적인 나눔 문화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다만 정작 냉장고를 채우는 일은 만만치 않다. 시는 학교 급식실에서 남는 음식을 모아 나르는 전용 탑차를 마련해 공유냉장고와 연계했고, 담당 부서 직원들이 직접 제빵업체와 상공회의소, 지역 생협 등을 찾아다니며 물품 후원을 부탁하고 있다.
정부도 비슷한 방식의 지원 정책을 내놨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그냥드림' 코너는 갑자기 생계가 막막해진 이들에게 절차 없이 기본 먹거리를 내주는 사업으로, 벌써 전국 300여 곳에 자리 잡았다.
학교 급식실에서 남은 음식을 나누는 방식도 도내 여러 시·군으로 번지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배식 후 남은 조리된 여유분을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잔식(예비식) 기부 사업이 일선 시·군에서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나눔 활동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도 정작 운영 기준은 사업마다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위생 관리 수준도, 운영 방식도 시·군과 민간단체 재량에 맡겨져 있어 편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의회는 이런 편차를 줄이기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섰다.
보건복지위원회 최경순 의원이 지난 24일 '경기도 공유식품 나눔 활성화 및 운영체계 지원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도 차원의 지원계획을 세우고 표준 운영지침을 만들어 안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교육청·시군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도 벌이겠다는 내용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유사한 나눔 사업이 개별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사업 주체들끼리 서로 정보와 노하우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협력체계가 마련되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사업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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