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축소포트 로봇 췌십이지장절제술' 시행
절개 구멍 줄여 수술효율↑…수술시간 123.1분 단축
27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다르면 이보람 외과 교수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췌십이지장절제술을 받은 환자 362명을 대상으로 연구팀이 개발한 축소포트 방식과 기존 로봇수술, 복강경 수술의 성과를 비교했다. 여기서 로봇수술은 복강경 하이브리드가 아닌 전 과정을 로봇으로 시행한 경우만 포함했다.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췌장·담관·십이지장이 만나는 복잡한 교차지점에 악성 종양이 생겼을 때 시행하는 수술로, 췌장 머리 부위와 십이지장, 담도 주변의 병변을 절제한 뒤 췌관과 담관, 위장관을 다시 연결하는 고난도 술기다. 좁고 복잡한 부위의 절제와 재건이 필요한 만큼, 최근 로봇수술이 적극적으로 연구되는 분야기도 하다.
기존 로봇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집도의가 환자 몸에 낸 3개의 포트(절개창)를 통해 로봇팔로 수술하며, 보조자는 별도의 절개창을 통해 흡인·세척, 조직 견인, 기구 보조 등 진행을 돕는다. 여기에 카메라가 들어가는 포트도 따로 둬 총 5개의 포트를 운용하는데, 이러한 기존 방식은 보조자가 사용하는 기구가 로봇 팔과 부딪혀 움직임이 제한되고, 카메라도 수술 중 시야를 유연하게 바꾸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시행한 축소포트 로봇수술은 배꼽 아래 약 2.5㎝를 절개하고, 카메라와 보조자의 공용 작업 통로로 활용한다. 절개창 수를 줄이는 동시에 보조수술자와 카메라의 움직임을 넓혀서 환자 만족도 높이고, 수술 효율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분석 결과, 축소포트 로봇수술군의 평균 수술시간은 420.5분으로, 기존 로봇수술군의 543.6분보다 123.1분 단축해 환자 및 수술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출혈량도 축소포트군이 평균 326.6㎖ 기존 로봇수술군이 401.1㎖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반면 수술 후 안전성과 회복을 보여주는 ▲누공 발생률 ▲중증 합병증 ▲재원 기간 등 지표에서는 축소포트 방식이 일반 로봇·복강경 수술과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술 부담과 흉터자국이 줄어드는 와중에 안전성은 기존 방식에 준한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의료진이 이 수술법을 도입한 초기에도 수술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장점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축소포트 방식이 절개 구멍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로봇 팔과 보조수술자 사이의 간섭을 줄여 수술 효율과 안정성까지 높였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이러한 수술 방식이 표준 술기로 자리 잡는 데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이보람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로봇수술의 결과는 로봇팔과 카메라, 보조수술자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며 "축소포트 방식은 새로운 장비를 추가하지 않고 포트 배치와 수술 흐름을 바꿔 기존 로봇수술의 한계를 개선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국내외 의료진 교육과 다기관 검증을 통해 재현성을 높이고 표준화된 술기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보람 교수는 한국, 일본, 인도,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축소포트 로봇 췌십이지장절제술의 효용성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는 등 국제적인 학술 교류와 연구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메디신'(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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