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후속조치 TF' 결과 발표…"매우 위중하게 인식"
통계감사 과정서 "전정부 고위직 인사 겨냥 감사권 남용"
서해감사서도 강압조사·포렌식 관련 절차 위반 등 확인
최재해 전 원장, 유병호 위원 등 10명 수사참고자료 제출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통계조작 의혹을 들여다본 이른바 '통계감사'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감사' 과정에서 강압감사 등 다수의 감사권 남용이 확인됐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국조특위 후속조치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감사에서 "강압감사, 증거조작, 사생활 보호 및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등 감사권 남용이 심각하게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위중하게 인식한다"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국회가 지난 4월 실시한 통계감사와 서해감사 등에 대한 국정조사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국조특위 후속조치 TF를 발족했다.
감찰팀은 활동 기간 피감사자 32명을 면담해 의견을 청취하고 디지털포렌식 업무의 적정성과 수사요청서의 증거 정합성을 점검했다. 피감사자 진술과 녹취물과 수첩 등 객관적 자료 및 다른 사례와의 교차 점검을 거쳐 관련 감사자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감사원은 통계감사 과정에서 전 정부 고위직 인사를 겨냥해 감사권이 강압 수단으로 남용됐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감사 과정에서 고압적 언행으로 진술을 강요하거나 피감사자가 진술하지 않은 내용을 문답서에 기재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감사자는 청와대행정관과의 문답 과정에서 상급자의 지시 여부를 계속 부인하자 "통계조작이나 하는 당신 같은 사람들 단죄하려고 제가 감사관을 합니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또다른 감사자는 "협조 안하면 실장님은 공직생활 끝납니다" "이 감사는 정책실장과 국토부장관을 목표로 진행하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정명가도입니다"라며 감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하지 않은 진술을 허위로 기재하고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한 감사자는 국토부 관계자가 상급자의 영향력 행사 여부 등을 부인했는데도 '사무관들이 부담을 느껴 주택통계가 왜곡됐다'는 취지의 답변을 수차례 문답서에 기재했다. 해당 관계자가 열람 과정에서 수정을 요구했으나 감사자는 '문답서는 피감사자의 변명과 의견을 담는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장·국장·과장이 동일한 진술을 한 것처럼 문답서를 작성한 사실도 확인됐다.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에서도 요건에 맞지 않는데도 긴급포렌식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포렌식 과정에서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고, 사생활정보도 수집됐다.
조사에 따르면 한 국토부 사무관이 휴대전화 포렌식에 동의하지 않자 감사자는 '동의하는 것이 본인에게 좋을 것'이란 취지로 말하며 "옆에 빈방이 있는데 거기 가서 생각을 해봐라"라고 압박했고, 해당 사무관은 빈방에 혼자 들어가 수첩에 '참을 인'자를 30~40분 간 쓰다가 거부해도 포렌식 요구가 반복될 것이라고 판단해 결국 동의 의사를 표시했다고 진술했다.
또 위법하게 수집한 개인 휴대전화 복제본을 검찰에 임의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검찰 수사요청 과정에서 수사요청서 내용과 실제 증거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TF 점검 결과 문답서에서 삭제·수정됐거나 아예 없는 진술을 피감사자가 한 것처럼 수사요청서에 인용한 사례가 19건, 실제 진술과 다르게 직접 인용한 사례가 14건, 행위자나 날짜 등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사례가 18건 등 증거 불일치 사례가 51건으로 집계됐다. 행위자 확인 없이 일방의 추측성 진술을 근거로 기재하는 등 증거가 부족한 사례도 169건으로 파악됐다.
서해감사에서도 강압 조사와 포렌식 관련 절차 위반 등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피감사자의 정당한 녹음 요구를 취소하도록 유도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발언을 하는 등 강압적 조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폐기해야 할 포렌식 복제본을 임의로 보관하거나 개인 휴대전화에 대해 실시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포렌식을 한 사례도 확인했다. 폐기 대상인 포렌식 복제본을 대상기관에 보관한 뒤 압수 대상이 아닌데도 검찰에 임의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 최달영 전 사무총장 등 총 10명에 대해 이날 국가수사본부에 수사참고자료를 제출했다.
통계감사와 관련해선 감사팀 총 9명에 대해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행정상으로는 국장 1명 등 총 10명에 대해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파면 6명, 해임 1명, 강등 1명, 정직 2명으로, 징계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서해감사 관련자들은 징계시효가 지난 점을 고려해 국장 2명 등 총 12명에게 서면경고 조치했다.
감사원은 청구 재심의가 들어온 통계감사에 대해 이번 결과를 토대로 재심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청구 재심의가 들어오지 않은 서해감사에 대해선 반부패조사국에서 직권 재심의 여부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재심의는 확정된 결과에 대해 당시 사실 오인이 있었거나 법률 적용 오류가 있는지 등 과거에 했던 감사 결과를 바로잡고 권리를 구제하는 절차"라며 "새롭게 감사를 실시하는 개념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강압감사 등으로 수집된 증거능력을 검토하고 양형을 검토해 위원회 심의를 거쳐 처리된다"라고 설명했다.
통계감사의 경우 지시관계 입증에 대한 증거가 상당수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감사원 관계자는 "(위법 수집으로) 증거 능력이 부족한 부분은 배제하고 적법한 증거는 충분히 인정하는 방향으로 재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운영쇄신 TF 결과에서 발표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새롭게 드러난 데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인력적으로 (당시보다) 여유가 있었고 피감사자들이 당시 조사에 응하지 않고 (이번에는) 응한 차이가 있다"라며 "부동산원 관계자들과 청와대, 국토교통부 당시 근무자들과 연락헤 조사에 응하게 만든 점이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다시는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정비와 함께 직원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에 즉시 착수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통계감사에 참여한 일부 직원들은 조사 결과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언론에 낸 입장을 통해 "TF의 조사는 이미 강압조사, 진술 조작이란 정해진 결론에 따라 진행됐다"라며 강압감사 등에 대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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