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지시로 간 술자리서 추행 당해…中 직장 내 권력형 성범죄 도마

기사등록 2026/08/27 14:33:00
[서울=뉴시스] 중국에서 업무상 술자리에 참석한 여성이 성추행 피해를 입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기업과 공직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음주 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이지우 인턴 기자 = 중국에서 업무상 술자리에 참석한 여성이 성추행 피해를 입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기업과 공직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음주 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중국 항저우에서 기업 고위 임원 1명과 공무원 1명이 업무상 술자리에 동석한 여성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형사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직위에서 해임됐으며, 피해 여성은 병원에 입원했다.

사건은 지방정부 관계자와 기업 임원들이 부동산 거래를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저녁 식사에서 벌어졌다. 부동산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던 피해 여성은 직장 상사의 지시를 받아 모임에 참석했고, 현장에서 술을 마시라는 압박을 받다가 강제 추행 피해를 입었다.

사건이 공개되자 중국 내 업무상 술자리 문화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과도하게 술을 마시는 왜곡된 문화가 문제'라고 지적했으며,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공직자의 행동에 대한 국민의 민감도, 정·재계 관계에 대한 관심, 피해자를 향한 공감이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논평했다.

한편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중국 여성들이 술자리에서 위험한 상황에 자주 놓인다"며 성별 권력관계를 향한 비판이 나왔다. 네티즌들은 "중국의 치열한 취업 환경에서 직장 상사의 술자리 제안을 거부할 경우 비협조적인 직원으로 인식돼 경력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 상사들이 사업을 논의하는 술자리에서 여성 직원이 '희생양'이나 '협상 카드'처럼 취급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중국에서 업무상 술자리와 관련된 성범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는 알리바바의 여성 직원이 비즈니스 만찬 후 상사와 고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고객은 징역 18개월을 선고받았지만, 피해 사실을 알린 여성은 이후 회사에서 해고됐다.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한 법률을 강화했지만, 비판론자들은 "관련 법률 체계가 여전히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고, 실제 활용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미투 운동을 침묵시키는 행보를 보여왔고, 직장 내 성폭행 사건이 법원에 제기되는 경우도 드문 실정이다.

다만 이번 사건은 중국 정부가 핵심적으로 다루는 '공직자 부패 문제'와 연결돼 이전보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항저우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떠한 관용도 없이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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