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유가 갤런당 5.62弗…사상 최고치 근접
러 정유량 급감·호르무즈 봉쇄로 유가 상승
농가·운송업 부담↑…美 공급확대는 어려워
[서울=뉴시스]임다빈 수습 기자 = 미국 시장 경유값이 다시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강화와 미국의 대(對)이란 전쟁 장기화의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6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 경유값은 갤런당 5.62달러(7750원)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53%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6월19일 기록된 미국 경유값 역대 최고치인 갤런당 5.82달러(7997원)에도 근접한 수치다.
최근 급등세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러시아 정유공장의 7월 원유 처리량은 일일 390만 배럴(약 6억2000만 리터)로 전년 동기 530만 배럴(8억4200만여 리터) 대비 크게 감소했다.
S&P글로벌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능력의 약 40%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도 경유값 안정을 막는 구조적 요인이다.
미국 시장 경유값은 2022년 6월 최고치를 기록한 뒤 완만하게 하락해 지난 1월 갤런당 3달러 중반대까지 떨어졌으나, 2월28일 이란 전쟁 발발 직후 곧바로 5달러대로 되돌아왔다.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유가는 약 20% 상승해 배럴당 86달러(약 12만원) 수준까지 오른 상황이다.
전쟁 여파로 중동 역내 정유 역량도 감소했다. S&P글로벌이 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중동 역내 정유량은 일일 약 800만 배럴(12억7000만여 리터)로 지난해보다 160만 배럴(2억5400만여 리터) 줄었다.
경유값 상승은 농민과 운송업체 등 실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오와주에서 3천에이커(약 367만평)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는 랜디 매든은 NYT에 "올해 수확철 연료비로 약 4만 달러(5500만여원) 이상을 지출할 것"이라며 평소보다 약 2배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유업체들은 높은 경유값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 스트루이벤 골드만삭스 분석가에 따르면 미국 정유업체들이 현재 경유 판매로 얻는 수익은 배럴당 90달러(12만4000원)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 내 공급량 확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유업체들이 가동률을 약 97%까지 끌어올리고 있으나, 정유시설 증설은 사실상 어렵다고 한다.
대규모 정유시설을 새로 짓는 데 막대한 자금과 기간이 소요되고, 전기차 보급 확대로 장기적인 화석연료 수요를 예측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정유공장이 건설된 것은 1977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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