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빙하 1㎞ 이상 추락…폭탄 터진듯 보여"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네팔에서 발생한 대홍수는 지진으로 인한 빙하 붕괴로 초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당국이 발표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진보다 '빙하 붕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현지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부 장관은 의회에서 26일 오전 8시37분 지진이 발생했으며 3분 뒤인 오전 8시40분 돌발홍수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만 이를 (추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진으로 촉발된 홍수로 추정하나, 확인이 필요하다며 다른 원인에 대한 여지도 남겨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오전 8시37분 고사인쿤다에서 북쪽으로 약 47㎞ 떨어진 티베트 지역에서 규모 4.4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이를 규모 5.2의 빙하 붕괴 사태로 정정해 발표했다.
카날 장관은 대규모 홍수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규명하기 위해 중국 당국과 네팔 연구기관에 실시간 자료와 정보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네팔 홍수는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 덩어리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캘거리대학교의 지질학자 대니얼 슈거 교수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지역의 빙하가 깔끔하게 떨어져 수직으로 1㎞가 넘는 높이에서 계곡 바닥으로 추락한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 얼음 덩어리는 해발 약 1만7000피트(약 5180m) 지점에서 떨어져 약 4000피트(약 1220m)를 추락했다.
그는 빙하가 떨어진 바닥 부분에 대해 “아래쪽은 폭탄이 터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그냥 부서진 빙하에서 나온 퇴적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떨어져 나간 빙하의 폭은 약 2000피트(약 609.6m)라고 추정했다.
슈거 교수는 아직 완전한 기상 자료가 확보되지 않았지만, 위성사진에서는 전날까지 쌓여 있던 눈이 사라진 모습이 확인된다며 이는 기온이 상승해 빙하가 녹고 빙하 눈사태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그러면서도 돌발 홍수를 일으킨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성) 영상에 나타난 물의 양은 놀라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또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충분하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위성사진을 분석한 영국 스코틀랜드 던디대학교의 빙하학자 사이먼 쿡 교수는 떨어진 빙하 덩어리가 "산 높은 곳에 저장돼 있던 거대한 얼음 덩어리"라며 엄청난 위치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위성 사진 분석에 따르면 빙하가 떨어진 지점은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약 40마일(약 64.4㎞) 떨어진 곳이다.
쿡 교수는 이번 빙하 눈사태가 2021년 2월 인도 북부 히말라야산맥의 난다데비산에서 발생한 유사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당시 히말라야 빙하가 강에 떨어지면서 대홍수가 발생, 2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프랑스 그르노블알프대학교의 지형학자 크리스틴 쿡 교수는 현지 지진 관측 자료를 보면 현지시간 오전 8시40분께 이 지역에서 거대한 물질이 갑자기 산 아래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직후에는 홍수를 나타내는 '흐름 신호(flow signal)'가 이어졌다.
크리스틴 교수는 "사건이 시작될 때 상당히 큰 신호가 관측됐지만 지진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 지역에 관해 알고 있는 사실과 위성사진을 종합하면, 암석과 얼음이 뒤섞인 눈사태가 발생한 뒤 하류로 이동하면서 흐름으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초기 해석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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