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만으론 부족…엔비디아 실적, '셀온' 깰 관전 포인트는

기사등록 2026/08/26 11:20:11 최종수정 2026/08/26 12:58:23

호실적 전망 속 '셀온' 경계감 고조…마진·가이던스 주목

中 규제 완화 수혜 기대…반도체 및 주요자산 향방 분수령

[새너제이=AP/뉴시스]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에 수출이 제한된 엔비디아 AI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이 암시장에서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3월 16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2026.06.24.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수익성과 피크아웃(고점통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은 국내 반도체 투톱은 물론 주요 자산의 단기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현지시간 장 마감 후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간으로는 27일 오전 5시께 실적 공개 이후 오전 6시부터 컨퍼런스 콜이 진행될 예정이다.

AI 대장주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높은 상황이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96.1% 급증한 916억4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98.1% 늘어난 2.08달러로 추정된다.

그러나 시장의 경계감은 고조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랠리가 본격화된 2023년 이후 줄곧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냈지만,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셀온'(호재 선반영에 따른 고점 매도) 현상을 겪었다.

실제로 지난 1분기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 EPS가 130% 폭증했지만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단순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넘어 극도로 높아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할 추가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2분기 실적과 관련해 가장 주목할 점으로 매출 총이익률이 유지되는지 여부를 꼽는다.

엔비디아의 1분기 일반회계기준(GAAP) 총이익률은 74.9%로, 회사가 제시한 2분기 가이던스는 74.9(±0.5%) 수준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메모리 및 부품 가격 상승에 대응해 엔비디아가 AI 서버 가격을 15% 이상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차세대 플랫폼인 '베라 루빈'과 'GB300' 초기 출하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24년 총이익률 피크아웃 당시 주가가 1년간 조정을 겪었던 만큼 마진 둔화는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이어질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내년 이후 빅테크의 AI 설비투자(CAPEX) 지속 여부와 실제 데이터센터의 수익화 속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황 CEO가 직접 나서 이를 증명하는 것은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국내 증시의 관점에서는 베라 루빈의 양산 속도 및 메모리 공급 차질에 따른 탑재량 축소 여부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내년 이후의 AI 수요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에, AI 생태계 조성에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순환금융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발 매출 관련 가이던스 상향 여부도 회사의 추후 성장세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와 텐센트에 각각 H200 칩 1만 대의 반입을 허용하면서, 향후 중국향 매출이 가이던스에 추가 반영될 경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이번 성적표는 국내외 주요 자산시장 전반으로 파급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역대급 주주환원책 발표 이후 주가 흐름이 엇갈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HBM 납품과 가격 협상력, 그리고 베라 루빈의 메모리 채택 규모에 따라 국내 반도체주의 투자심리 회복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주요 자산 시장 역시 긴장 속에 엔비디아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 국채 바이백에 따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통화가치 훼손 베팅)가 부각되며 8만 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은 기술주 중심의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와 상관 관계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셀온 우려를 딛고 상승 탄력을 보일 경우 가상자산의 추가 랠리에 힘이 실리겠지만, 실망 매물이 출회될 경우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김재승 연구원은 "단순한 실적 서프라이즈와 주가의 상관 관계가 낮아진 상황에서, AI 투자와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마진 유지와 2027년 이후 AI 수요에 대한 구체적인 확신이 필요하다"며 "젠슨 황의 발언과 중국향 매출 반영 여부는 시장의 경계감을 낮추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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