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연중 최고치인데…美·이란 휴전설에 해운업계 '촉각'

기사등록 2026/08/26 10:39:33 최종수정 2026/08/26 11:18:24

SCFI 3400선 연중 최고치에도 비용 부담 여전

러 언론, 美·이란 휴전 합의 보도…현실화 시 운임 상승세 제동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들이 정박한 가운데 사람들이 해안선을 따라 노를 저으며 이동하고 있다. 2026.06.01.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글로벌 해상운송 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이란 휴전 합의설이 불거지면서 해운업계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바탕으로 한 운임 강세 기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운업계의 하반기 실적 셈법이 복잡해졌다.

26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1일 기준 3409.63을 기록하며 3400선을 돌파했다.

이는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연초 대비 약 107%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해운업은 통상 고정비 비중이 높아 운임 상승이 영업이익 급증으로 직결되는 특성을 지닌다.

실제로 대표 해운사인 HMM의 2분기 매출은 3조4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 늘었고, 영업이익은 3541억원으로 51.9%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은 시장 눈높이인 증권사 컨센서스(396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운임 상승분이 고스란히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 결과는 그에 못 미친 셈이다.

이번 운임 상승은 3분기 성수기 수요가 예상보다 일찍 살아난 데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한국형 컨테이너운임지수(KCCI)에서도 종합지수가 전주 대비 2.57% 오른 4506을 기록한 가운데, 중동 항로(KMEI)는 5.16% 급등하며 전체 항로 중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선사들이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리스크를 피해 우회 운항에 나서면서 선박의 실제 운항거리가 늘었고, 이에 따라 유류비와 용선료 등 비용 부담도 커졌다.

이처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운임과 늘어난 원가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던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가능성 변수까지 겹쳤다.

전날 러시아 외신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을 포함한 휴전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돌연 전해졌다.

이 소식의 영향으로 브렌트유가 3.89% 급락하는 등 글로벌 원자재 및 에너지 시장은 즉각적인 하락 반응을 나타냈다.

해운업계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실제로 성사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정상화될 경우 해상운임의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발 항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선사들의 운항 경로가 정상화되고, 그동안 제약됐던 선복 공급도 점차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CFI 등 해상운임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으며, 해운사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 역시 낮아질 수 있다.

다만 휴전 현실화가 해운사에 일방적인 악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정상화되고 국제유가가 안정될 경우 우회 운항에 따른 연료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사 실적에는 운임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 효과와 유가·운항비 안정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나 수에즈 운하 등이 정상화된다면 운임 랠리가 진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하지만 원가 구조와 물동량, 글로벌 선복 공급량까지 함께 얽혀 있어 실제 실적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는 상당히 복잡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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