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미국 국방부 산하 군사전문매체 성조지(Stars and Stripes·星條紙) 발행인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 속에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국방부가 사임 전 선제 해임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CBS는 20일(현지 시간) 복수의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국방부 당국자들은 성조지 발행인이 예고한 은퇴보다 먼저(before his scheduled retirement) 그를 해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맥스 레더러 성조지 발행인은 지난 18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오는 9월30일 조기 퇴임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는 1992년 입사해 2007년부터 19년째 발행인을 맡아왔다.
레더러 발행인은 이메일에서 "나의 철학과 성조지의 가치 및 사명에 대한 이해가 국방부 지도부의 방향성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밝혀 정부와의 갈등으로 인한 퇴임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국방부가 레더러 발행인이 예고한 퇴임 시점인 9월30일보다 앞선 시점에 해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CBS 보도다. 국방부는 CBS의 입장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성조지는 직제상으로는 국방부 산하 기관이지만, 1994년 편집권 독립을 이룬 뒤로는 국방부 개입 없이 뉴스를 제작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국방부가 편집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지난 1월 "신문을 전면 개편하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깨어 있는(woke·워크)' 방해요소를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워크는 미국에서 '정치적 올바름(PC)'을 비난할 때 쓰는 용어다.
그러나 성조지는 이후로도 군의 부정적 측면을 드러내는 비판적 기사를 일부 내보냈다.
특히 최근 대(對)이란 전쟁 장기화로 승조원 투신 시도까지 일어났던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의 작전 여건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행정부 압박이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성조지는 최근 에이브러햄 링컨함 승조원들의 열악한 처우와 장기간 작전 과정에서 이들의 정신건강이 우려된다는 보도를 집중적으로 해왔는데,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축소해온 문제"라고 짚었다.
이 과정에서 현역 장교인 윌리엄 어번 해군 대령이 레더러 발행인과 상의 없이 부(副)발행인으로 부임하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다.
어번 대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부사령부(CENTCOM) 대변인을 거친 공보장교로, 군이 편집권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루퍼스 프레이데이 성조지 자문위원장은 이에 대해 "현역 장교를 성조지 고위직에 배치하는 것은 편집권 독립성의 실존 여부뿐 아니라 외관상 독립성에조차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리처드 블루멘솔(코네티컷)·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진 셰이힌(뉴햄프셔) 상원의원도 20일 "장병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제공하는 성조지의 역할은 독립적 저널리즘과 국방부 공보 조직의 명확한 분리를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며 헤그세스 장관에게 어번 대령 인사를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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