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든버러 국제도서전서 대담…한국 시와 번역 가치 조명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이성복 시인과 번역가 안톤 허가 영국 독자들과 만났다.
주영한국문화원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영국 에든버러 국제도서전에서 한국 시와 번역의 가치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했다고 21일 밝혔다.
에든버러 국제도서축제는 세계 각국의 작가와 사상가, 독자를 연결해온 영국의 대표적인 문학 축제다. 올해는 '생각을 바꾸다(Changing Your Mind)'를 주제로 15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되며, 41개국 약 60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20일에는 이성복 시인과 안톤 허가 함께한 '안톤 허와 이성복: 그 여름의 끝' 대담이 열렸다.
두 사람은 이성복 시인의 시집 '그 여름의 끝'을 중심으로 작품 세계와 영문 번역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영국 독자들과 나눴다.
시인이자 작가인 앤드루 맥밀런의 진행으로 열린 대담에서는 시집에 나타난 사랑과 상실의 정서, 고통과 아름다움이 시적 언어로 형상화되는 방식이 다뤄졌다. 두 사람은 작품이 발표된 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새로운 언어로 번역돼 다른 문화권 독자에 소개되는 의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안톤 허는 이성복 시의 압축된 언어와 여러 층위의 의미를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마주한 선택과 고민을 소개했다. 한국어 원문의 리듬과 모호성, 이미지와 정서적 여운을 살리면서도 영어권 독자가 독립된 한 편의 시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고려한 요소들을 설명했다.
하루 앞선 19일에는 번역의 역할을 폭넓게 논의하는 '다른 말로'가 열렸다. 안톤 허와 폴리 바턴이 참여한 대담에서는 책이 언어로 경계를 넘어 새로운 독자에게 도달하는 과정과 번역가가 수행하는 창작적 역할을 논의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도 인간의 문학 번역이 중요한 이유를 살펴보고, 이를 단순한 언어 변환이나 문화 간 연결 수단이 아닌 번역가의 해석과 언어적 선택이 수반되는 독자적인 창작 행위로 바라보는 관점을 조명했다.
박효건 주영한국문화원장은 "에든버러 국제도서전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의 다양한 문학적 목소리가 현지 독자들에게 꾸준히 전달될 수 있도록 교류의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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