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음 금리 인상 예상 10월→내년 1월로 밀려
英 12월 이전 인상 확률 84%→63%…ECB는 9월 인상 전망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미국과 영국의 금리 인상 전망을 낮추고 있다. 고용과 물가, 임금 등 경제지표가 둔화하면서 중앙은행들이 추가 긴축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2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지난달 비농업 고용이 예상 밖으로 감소하면서 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0.25%p(포인트)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2027년 1월로 늦췄다. 이달 초만 해도 시장은 올해 10월까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사실상 완전히 반영하고 있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스왑시장에 반영된 영란은행(BoE)의 12월 이전 금리 인상 확률은 이달 초 84%에서 63%로 낮아졌다. 두 번째 인상 예상 시점도 내년 3월에서 4월로 밀렸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는 상황에서 나타났다. 유가는 지난달 초 배럴당 70달러를 조금 웃돌던 수준에서 이날 약 94달러까지 뛰었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우려로 장기 국채가 매도 압력을 받고 있지만, 단기 금리 전망에는 경기 둔화 우려가 더 크게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7월 물가 상승률은 3.4%로 연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돌았지만 전월보다 둔화했다. 미국과 영국의 임금 상승세도 올해 들어 둔화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임금 인상으로 전이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여전히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올해가 지나면서 다시 악화하기보다 추가로 개선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연준 위원 대부분은 관세와 앞선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이 약해지면서 올해 남은 기간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물가 압력이 다시 강해질 경우 9월 회의에서 대응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높아졌지만 주로 정부의 에너지 가격 상한제 변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매슈 에이미스 애버딘 투자 책임자는 이번 물가 지표가 "영란은행 내부의 비둘기파적 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미국과 영국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ECB가 9월까지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CB는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해 지난 6월 정책금리를 0.25%p인상한 바 있다.
나빌 밀랄리 에드몽드로스차일드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플레이션의 움직임은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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