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고립' 승부수…中보단 중동에 더 큰 영향, 각국 동참할까

기사등록 2026/08/21 11:52:54

"中, 이란산 원유 공급망 대체 가능"

튀르키예·이라크 등 중동 선택 주목

이란, 주변국 돌며 고립방지 외교전

[가든시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에 대한 제재 구상을 발표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주요 교역 상대국 중 중국보다는 중동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 각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교역 단절 요구를 수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 시간) 뉴욕주 가든시티의 데이비드 맥 훈련·정보센터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6.08.21.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에 대한 제재 구상을 발표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주요 교역 상대국 중 중국보다는 중동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 각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교역 단절 요구를 수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이란에 금융기관, 기업, 공항, 정부기관 등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생명줄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는 모든 국가는 엄청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20일 "이란에 대한 조율된 경제적 고립 조처"라며 "(각국에) 우리 편인지 우리에게 맞설지 둘 중 하나라고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세부 내용은 오는 24일 기자회견에서 밝힐 계획이다.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 및 60일간 핵 협상을 골자로 하는 종전 양해각서(MOU) 체제가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화는 사실상 완전히 중단됐다.

중간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유가 안정이 시급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제재 우회로를 끊어 경제를 고사시킴으로써 정권이 협상에 나서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차단 대상은 이란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 중동 주요국이 꼽힌다.

더내셔널에 따르면 중동 컨설팅 기업 나세르 사이디 앤 어소시에이츠의 아티라 프라사드 이사는 "중국·인도와 중동국에 이란과의 무역과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보다는 중동 국가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먼저 중국에 대해 "중국은 수년간 서방의 이란산 원유 제재를 공개적으로 무시해온 사실상 유일한 국가였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몇 달간 미국 해상 봉쇄로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은 사실상 차단됐다"고 짚었다.

안드레아 기셀리 엑서터대 교수는 "중국이 이란과의 교역으로 얻는 최대 이점은 (원유가 아닌) 지정학적 이익"이라며 "중국 원유 수입에서 이란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며, 다른 공급원으로 쉽게 대체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교역 중단 압박을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니 나온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모든 당사국은 외교적 수단을 통해 이견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레데릭 슈나이더 중동국제문제협회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이미 5월 자국 기업이 미국의 제재를 따르지 못하게 하는 차단법을 발동했다"고 부연했다.

과거 핵심 원유 수입국이었던 인도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NYT는 "2025~2026회계연도 양국 교역은 16억3000만 달러로 2018~2019회계연도 170억 달러에서 크게 줄어들었다"며 "인도는 2019년 트럼프 행정부 압박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인도는 이란에 쌀, 과일, 채소 등 식품과 의약품 등을, 이란은 인도에 건과일, 견과류 등 식품과 광물, 석유화학제품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

이란과 정치·경제적 관계 유지가 필수적인 이라크·튀르키예·파키스탄 등 중동 주요국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기준 이란 총 교역액은 중국 145억 달러, 이라크 105억 달러, 아랍에미리트(UAE) 75억 달러, 튀르키예 73억 달러 순이다.

이 가운데 전쟁 과정에서 친미 외교 기조를 확립한 UAE만 무역 중단을 선언했는데, 다른 중동 국가도 동참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이란 전문 싱크탱크 부르스앤드바자르재단의 에스판디야르 바트망헬리디즈 대표는 NYT에 "파키스탄과 튀르키예는 이란과 상당한 규모의 육상 교역을 계속 이어왔고, 지금까지는 미국의 제재로부터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아왔다"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파키스탄과 튀르키예 모두 이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치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봤다.

부르주 외즈첼리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이라크는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취약하다. 미국은 이미 이라크 내 이란 연계 단체에 제재를 가했다"면서도 "이란 교역국 전체를 대상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느리고 일관성 없으며 감시하기도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란도 미국의 고립 압박에 맞서 주변국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19일 이라크를 찾아 인프라 협력을 타진하고 "이슬람 국가들이 외세 개입 없이 단결해야 안보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파키스탄·튀르키예·우즈베키스탄·모리타니 등 이슬람 각국과 연일 접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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