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에게 경찰수사규칙 개정 권고
경위 이상 '수사'…경사 이하 '수사 보조'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경사·경장·순경 등 '사법경찰리'의 독자적인 피의자 신문과 조서 작성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21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작성 주체를 규정한 경찰수사규칙 제39조를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부합하도록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지난해 10월 한 피의자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모욕감을 느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이뤄졌다.
인권위는 당시 개인정보 누설이나 모욕적 발언에 따른 인권침해는 인정하기 어렵다며 진정 자체는 기각했다.
다만 인권위는 진정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적법절차 문제를 확인했다.
당시 수사에서 사법경찰리가 사법경찰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독자 행사해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경찰의 계급에 따라 수사 권한을 구분하고 있다. 경위 이상 경찰공무원은 '사법경찰관'으로서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범인과 범죄사실, 증거를 직접 수사할 수 있다.
반면 경사·경장·순경 등은 '사법경찰리'로 분류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보조하도록 규정돼 있다.
인권위는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주체를 규정한 경찰수사규칙 제39조가 사법경찰관과 사법경찰리의 수사 권한을 구분한 형사소송법 제197조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청장에게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부합하도록 경찰수사규칙 제39조를 개정하고, 실제 수사 과정에서도 이에 따라 적법절차를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앞서 2024년 4월에도 사법경찰리가 독자적으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것은 "권한 없는 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 법률상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며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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