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이은 김여정 담화로 한미 갈라치기…韓 대화판서 배제하고 美 상대 부각

기사등록 2026/08/21 09:38:47

김여정, 미국 시간 맞춰 연이틀 입장문·담화 발표

미국과 대화 재개 두고 주도권 싸움 의도 담겨

"트럼프-김정은 대화 구도 부각하면서 한미관계 이간"

[보스토치니=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시 노동당 부부장이  2023년 9월13일(현지시각)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이 열리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2026.08.21.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틀간 내놓은 담화와 입장에는 미국과 대화 재개를 둘러싸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한편, 한국은 철저히 배제하려는 북한의 기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미동맹을 '주종관계'라고 비하한 배경에는 한미동맹을 이간하려는 이른바 '갈라치기'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 부장은 20일 오후 9시께 담화를 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시로 정례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자유의방패(UFS)' 연습이 축소된 데 대해 서울이 "가긍한 처지에 놓이게 되였다"고 조롱했다.

미국에 초점을 맞춰 19일 입장을 낸 지 하루 만에 공개한 대남 담화다. 김 부장은 입장에서 UFS 조기 종료에 대해 "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는 "훌륭하다"고 했다.

북한이 줄곧 요구해 온 한미연합훈련 '중단'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1기 당시 세 차례 만난 북미 정상 간 친분을 환기한 것이다.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북미대화 의지를 피력하는 상황에서 핵보유국 인정,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북한의 숙원 과제를 관철하기 위해 치열한 기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번 대남 담화는 "'미한혈맹의 주종관계 구도", "상전에 대한 맹신에 빠져 설레발을 치던 한국당국", "지휘권을 상전에게 맡긴 허수아비 군대" 등 표현을 동원해 한국을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자주국방' 발언을 거론하며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을 실명 비난하기도 했다.

정부 대북구상의 핵심인 '페이스메이커' 역할론, 즉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재개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도록 한국이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을 무색하게 만들려는 시도다.

더 나아가 김 부장은 이번 연습 축소가 "사전논의도 없이 시작되자마자 창졸 간에 몸통이 잘린 반쪽자리 연습"이라고 했다. 또 "미국의 안보지원이 더이상 공짜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한국을 향해 "예속적인 자기의 처지나 제대로 학습하고 생존의 답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이 미국의 이란 비핵화 노력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시점에 맞춰 한미 간 이견이 있는 듯한 인상을 부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트럼프-김정은 투톱 대화구도로 전개하면서 한미관계 이간 및 균열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 대통령의 자주국방 발언을 공론화하여 한미 간의 전략적 이견을 부각하고, 미국이 한국 정부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들려는 교란 목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