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회담 의미 있는 성과 어렵다"-38노스

기사등록 2026/08/21 07:00:16 최종수정 2026/08/21 07:14:24

한미훈련 완전 중단 등을 대화 재개 조건으로 제시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 틀 속에서 미국과 관계 설정

'미국과 관계 개선' 핵심적 전략 가치 아님을 강조

[싱가포르=AP/뉴시스] 2018년 6월12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 북한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더이상 핵심적 전략 가치를 두고 있지 않아 두 사람의 만남이 재개되도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6.08.2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추구하는 것과 관련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 노스(38 NORTH)는 20일(현지시각)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이 내놓은 반응은 미국의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떠보기 성격이라고 논평했다.

38노스는 이어 북한이 스스로를 핵강국으로 인식하면서 미국과 관계를 한미일 대 북중러 사이의 대립의 틀 안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김정은 만남이 재개되더라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38노스는 38노스와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인 레이첼 민영 리가 기고한  선임 연구원이 기고한 "열린 문과 높은 문턱: 북미 관계의 향방은?(A Door Ajar, a High Bar: Whither North Korea-US Relations?")이라는 글에서 그같이 지적했다. 다음은 요약.

북한의 최근 반응은 평양이 미국과의 관여를 위한 여지를, 아무리 작더라도, 남겨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관여의 대가가 높고 미국과 외교에 대한 조건도 달라졌다는 점을 재확인한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지난 19일 “입장” 발표에서 트럼프의 제안에 직접 답하면서 “미국이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를 이른바 선의의 조치로 선전할 수 있다고 계산한다면, 그들은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미국이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추가 조치를 취한다면 관여가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근본적 추가조치는 예컨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 등을 가리킨다.

김여정은 이처럼 미국과 관여를 시작하는 기준을 도달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게 설정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 2월 제9차 당대회에서 미국과 관여를 위한 기준을 높여 놓았다.

미국이 북한의 핵무장국 지위를 “존중”하고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결국 19일 김여정의 입장 표명은 북한이 새롭게 설정한 미국과 관여 기준을 재확인한 셈이다. 

한편 김여정의 ‘입장’에서 눈에 띄는 측면은 중동에서 시작해 유럽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일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거론한 뒤 북미 관계로 마무리하는 폭넓은 틀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또 러시아와 중국이 공유하는 주요 세계 및 지역 안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밝히면서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명시적으로 밝히고 중국과도 대체로 일치하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한미일과 대립 속에서 북한이 러·중과 안보적으로 긴밀하게 결속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처럼 북미 관계를 보다 넓은 전략적 맥락에 배치함으로써 미국과 관계를 보다 광범위한 지역 및 세계 전략 경쟁의 한 요소로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보다 광범위한 틀에 대한 언급은 북한이 스스로를 지역적·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행위자로 인식하는 정도가 커졌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김정은이 트럼프와 다시 만날 의향이 있는 지를 넘어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미국과 관계 개선이 더 이상 평양에 과거처럼 핵심적인 전략 가치를 갖지 않는다고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김정은 외교가 지향하는 목적과 가능한 범위가 상당히 좁아질 수 있다.

이는 김정은이 전과는 크게 달리 강력한 입장에서 트럼프와 마주할 것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문제는 단순히 트럼프와 김정은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수 있느냐가 아니며 협상 테이블이 의미가 있을 정도로 미국과 북한 사이에 공통 기반이 남아 있느냐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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