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20억 이하 주택 先시행…가입 강제성 없어
지방 이주땐 최대 年3% 주택연금 수령까지 가능
세입자의 전세 기피와 집주인의 월세 선호가 두드러지는 상황 속에서 실제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전월세 안정화기구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0일 자료를 통해 사업의 본격 시작을 알렸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대책' 중 하나로, 시중의 월세 물건을 HUG가 전세로 전환해 임차인에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임대인과 임차인, HUG 3자 간 계약을 체결한 후 임차인이 전세금을 HUG에 예치하면 HUG가 전세금을 굴려 임대인에게 그 운용 수익을 매월 제공한다.
임차인은 월세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에 거주해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고, 전세금을 HUG에서 관리하기에 전세사기 위험도 없다.
임대인은 전세금 운용수익을 월세 형태로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신청하면 3자 간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법적 참여 의무는 없다.
정부는 주택 유형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음달 중 별도 공모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임대인이 신청하면 HUG가 임차인 모집을 도와주는 방식과 임대인과 임차인이 미리 전세금 수준을 협의한 후 신청하는 방식을 병행한다.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며, 위반 건축물 및 시세 대비 전세금 적정 여부를 검증한다. 이후 3자 약정 체결과 계약금 예치를 거쳐 연말부터 순차 입주를 지원한다.
임차인은 소득 등 지원 요건을 충족할 경우 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버팀목) 또는 시중은행 대출을 활용해 전세금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시중 전월세전환율(5~6%대)보다 낮은 3~4%대의 대출 금리를 적용받게 돼 임차인 부담이 절감된다.
HUG가 전세금을 예탁받고 추후 전세금 반환도 책임지므로 임차인은 별도의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 가입이 불필요해 추가적인 보증료 부담도 덜 수 있다.
HUG는 또 전세금을 기반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해 주택건설 사업장에 보증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등으로 운용하면서 연 4%대의 이자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매월 임대인에게 지급한다. 주택공급활성화펀드 운용사는 늦어도 10월까지 선정하고 투자자 모집과 펀드 등록을 거쳐 입주 시점에 운용 개시한다.
사업에 참여하는 임대인이 등록 임대사업자인 경우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의무가 면제되기에 0.23~0.27%의 보증료 부담도 줄어든다.
정부는 임대인의 소득에 대해 세제 지원도 추진해 임대인 참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사업에 참여하는 임대인이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면 연 1~3% 내외의 주택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65세·55세 부부 임대인이 서울에 있는 3억원짜리 다세대주택 1채에 대해 안심신탁을 신청하고 지방으로 이사를 가면서 주택연금에도 가입했다고 가정하면, 한국부동산원의 중위 매매가 대비 전세가 67.4%를 적용했을 때의 전세가격은 2억원이 된다. 지난 5월 서울 다세대주택 전월세전환율인 4.7%를 적용한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74만원이다.
임차인이 이 집을 월세로 살게 되면 매월 74만원을 내야 하지만, 안심신탁 활용 시 월세 대신 전세(전세금 2억원)로 거주하면서 보증금의 최대 80%인 1억6000만원을 대출로 조달할 수 있다.
전세대출 이자는 5월 평균금리 3.97%(신규취급)를 기준으로 월 53만원 수준이 돼 월세 대비 약 20만원 절감이 가능해진다.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 가입을 하지 않아도 돼 연간 약 34만원의 보증료도 아낄 수 있게 된다.
임대인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의 보증부월세로 임대했을 때의 월세 수익인 74만원을 안심신탁 참여 시 수령할 수 있고, 임대사업자라면 연 30만원 수준의 임대보증금보증 가입 의무도 면제된다.
여기에 매월 47만원의 주택연금을 추가로 받아 손에 쥐게 되는 수익은 12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전월세 안정화기구를 통해 임차인은 전세금 반환 위험을, 임대인은 월세 연체 부담을 내려놓고 임대차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업이 성과를 내고 더욱 고도화되면 임차인은 전세 거주, 임대인은 월세 수익 효과를 각각 볼 수 있는 현 방식 외에 임대차 시장 건전화를 위한 다양한 계약 방식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의 관건은 임대인의 실제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내는냐다. 일반적으로 임대인은 전세금을 주택 매입이나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 반환 등에 활용하기에 전액을 별도 기구에 맡기는 방식은 참여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 4%대의 수익률이 충분한지도 쟁점이다.
일각에선 전세금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의 경우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임대인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공실 우려 없이 안정적인 월세수익을 원하거나 전세금을 정기예금 등 안정적 자산에 예치하는 임대인이 주로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안심신탁 시행으로 인한 전세소멸 초래 우려는 전적으로 사업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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