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취임 후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첫 면담
러트닉과 대미투자 조율…301조 현안도 논의
백악관서 조선협력까지…통상수장 공백 속 역할 부각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여한구 전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직권면직으로 통상수장이 공석인 가운데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대미 협상 전면에 나섰다.
특히 김 장관은 그간 여 전 본부장이 주로 상대해온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직접 마주 앉는 등 상무부와 USTR,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대미 협상 채널을 가동했다. 대미투자와 301조, 조선협력 등 산적한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비롯한 산업·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지난 17~18일 이틀에 걸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 대미 전략투자 후보 프로젝트 관련 주요 쟁점과 추진 일정을 논의했다.
지난달 22~23일 이뤄진 면담 이후 약 3주 만에 다시 만난 양측은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 결정을 앞두고 상호 접점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를 발표한다는 목표로 미국 측과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장관도 이번 방미 과정에서 기존 '8월 말~9월 초' 발표 목표를 유지한 채 구체적인 쟁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미투자 협상에 이어 김 장관은 지난 19일 그리어 USTR 대표와 만나 301조 조사 등 양국 간 통상현안을 논의했다. 그리어 대표와의 협의는 그동안 여 전 본부장이 주로 맡아왔다.
지난달 방미 당시에도 김 장관이 러트닉 장관과 대미투자 등 주요 현안을 협의하는 동안 여 전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를 만나 USTR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그러나 여 전 본부장이 지난 15일 0시를 기해 직권면직되면서 현재 통상교섭본부는 박정성 통상차관보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상수장 공백 속 대미 협상에서 김 장관의 역할도 한층 부각되는 모습이다.
김 장관은 앞서 통상수장 공백이 대미 협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협상은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보면 우리 전체 조직이 같이 하는 것"이라며 "통상본부장 빈 자리로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USTR을 상대로 풀어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
USTR은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와 관련한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에 1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각국의 과잉생산 문제에 대해서도 별도의 301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과잉생산 조사 결과는 이달 말께 나올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일정은 다소 늦어지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해 한미 간 관세합의로 달성한 이익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대표가 앞서 양국 간 합의 정신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김 장관의 이번 방미 협상 범위는 백악관까지 이어졌다.
김 장관은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만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조선 산업 기반 재건 방침의 후속조치 동향을 파악하고 한미 조선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조선 산업 재건을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부로서는 대미투자뿐 아니라 조선 분야에서도 협력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이란전 지원 문제 등을 직접 거론하는 등 한미 간 통상·경제와 안보 현안이 복합적으로 맞물릴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정부의 대미 협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산업부는 "한미 간 통상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지난해 관세합의 결과 달성된 이익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