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N% 성과급 '셀프보완' SK하이닉스, 체인저 역할론 커진다

기사등록 2026/08/23 18:34:05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SK하이닉스 노사가 외부의 중재나 제도에 기대지 않고, 자체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게 이번 합의의 출발점이다."

SK하이닉스가 최근 2026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 발표에서 자평한 내용이다.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성과급 체계를 선제적으로, 스스로 보완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올해 SK하이닉스 합의안은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조합원들의 찬반 투표를 앞두고 있는데, 기존 '성과급 100% 현금' 지급에서 '현금 40%-주식 60%' 지급으로 변경한 것이 핵심이다.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보상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현금 유출 부담을 줄이고, 임직원 보상을 장기적인 기업 가치와 연동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직원들도 회사 성장에 따라 주가 상승으로 성과급 규모가 커질 수 있고, 회사의 실적과 성과가 주가에 반영되는 만큼 성장의 결실을 직접 공유할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나 성과조건부주식(PSU) 등 다양한 주식보장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회사의 장기 성과와 주식 상승을 임직원 보상과 연동해 인재 유치와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엔비디아는 현금 성과급보다 RSU 등 주식 기반 보상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도 RSU를 성과급으로 활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합의한 성과급 제도는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역대급 실적에 따라 수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쟁사인 삼성전자 노조부터 들고 일어났다.

삼성전자 노조는 SK하이닉스와의 동등한 보상을 요구하며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을 요구했고, 반도체 노조에서 시작된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는 자동차와 조선, IT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했다.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 요구가 잇따르자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지급이 노동 쟁의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요구에 대해 "쟁의 대상이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제동을 걸었고, 고용노동부도 쟁의 대상 여부를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으로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회적 혼란 속에서 대표성과 상징성이 큰 기업인 SK하이닉스가 뒤늦게나마 성과급 지급 방안을 변경하기로 뜻을 모은 것은 다행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제도에 대해 "이해관계자에 문제를 일으키면 지속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사회적 가치 참여 방안'까지 고려해 이번 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갈등을 마무리하고,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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