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 고장으로 나흘간 전력 완전 상실
식수·식사·화장실·에어컨 사용도 차질
중동·중남미 작전에 해군 부담 가중
미 해군이 중동과 중남미 등에서 군사작전을 확대하면서 함정 운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발생한 사고다.
17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해군 제7함대 대변인 매튜 코머 사령관은 성명을 통해 USS 벤폴드함이 지난 7월 24일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 타격단과 함께 항해하던 중 "발전기와 관련된 기술적 고장"으로 함정 전체의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승조원들은 식수와 식사, 화장실 사용, 에어컨 가동 등에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머 사령관은 승조원 가운데 부상자는 없었다며 "회복력, 투지, 전문성, 그리고 흔들림 없는 침착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항공모함 타격단 소속 다른 함정들도 벤폴드함 지원에 나섰다. 순양함 USS 로버트 스몰스함은 벤폴드함이 필리핀 항구로 예인되는 동안 승조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줬다.
벤폴드함은 필리핀에 도착한 뒤 계약된 숙소와 식사를 제공받았다. 해군은 7월 30일 함정의 전력 공급이 복구됐으며, 일주일 뒤 운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다만 벤폴드함이 이후에도 조지 워싱턴 항모 타격단에 남아 있었는지, 일본 모항으로 복귀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 해군은 사고 발생 후 상당 기간이 지난 뒤에야 정전 사실을 공개했으며, 왜 공개가 늦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장기간 해외 작전으로 피로가 누적된 미 해군의 상황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미 해군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중동과 중남미 등에 대규모 해상 전력을 투입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함정은 당초 예정된 배치 기간과 정비 일정을 넘겨 작전을 이어가면서 유지·보수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남미에서는 미군이 마약 거래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확대하면서 카리브해에 다수의 군함을 배치했다. 중동에서도 이란과의 전쟁과 해상 작전을 위해 수십 척의 군함이 동원됐다.
장기간 배치에 따른 문제는 항공모함에서도 나타났다. USS 에이브러햄 링컨함은 200일 넘게 해상에 머물면서 승조원 사기 저하와 식량·위생 문제 등이 불거졌다. 최근에는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 브래드 쿠퍼 제독이 직접 링컨함을 방문해 승조원들의 상황을 살폈다.
앞서 USS 제럴드 R. 포드함도 300일 넘는 장기 파병을 마치고 지난 5월 버지니아주 노퍽으로 귀환하기 전 화재와 화장실 고장 등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조지 워싱턴함은 중동으로 이동해 장기간 배치된 링컨함을 교대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가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해군 전력에 의존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함정의 장기 배치와 정비 지연이 함대 전반의 운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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