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화분 가져다 보살폈는데 절도 혐의…2심서 벌금형 집행유예

기사등록 2026/08/18 14:40:54

"버려진 것인지 확인했다고 보기 어려워"

무죄 파기…벌금 70만원·1년 집행유예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전경.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방치된 화분을 가져갔다가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여성에게 1심 무죄를 파기하고 항소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2-1부(부장판사 송승훈·김지숙·석준협)는 18일 오후 절도 혐의로 기소된 김모(73)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7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게가 수개월간 문을 닫았고 테라스 식물이 말라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화분이 버려진 것으로 여겼다고 주장하나, 이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화분이 실제 버려진 것인지 확인하려는 합리적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수 없어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앞서 1심은 김씨가 화분이 버려진 것으로 오인해 절취의 고의 없이 가져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확립된 법리상 절도의 고의란 타인이 점유하는 물건을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뜻하며, 다른 사람이 소유권을 포기한 물건으로 오인했더라도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화분이 놓여 있던 테라스에 대해 "정면에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어 외부인이 보기에도 분식점의 부속 공간으로 인식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부친상으로 중국에 다녀오느라 한동안 가게를 운영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가게 집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고 쓰레기더미처럼 방치돼 있지도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만 형을 정하면서 화분이 피해자에게 반환된 점, 피해자가 애초 처벌을 원했으나 이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해 벌금형에 집행유예를 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24년 10월 하순부터 같은 해 11월 9일까지 서울 금천구의 한 분식점 테라스에 놓여 있던 화분 3개(시가 합계 45만원 상당)를 허락 없이 가져간 혐의를 받는다.

이에 검찰은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으나 김씨가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벌금 70만원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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