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방이전에 술렁…현장감독 약화·인력 유출 불가피

기사등록 2026/08/14 13:28:51 최종수정 2026/08/14 13:32:24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 막바지…당국·산하기관 당혹감에 내부 '뒤숭숭'

여의도 떨어진 금융감독 업무 약화 우려…금감원 '이원화 체제' 전망도

변호사·회계사 등 인력이탈 가속 관측…공기관 노조 "지방 이전 강력 저지"

[서울=뉴시스] 윤도영 인턴기자= 한강버스 위에서 바라본 여의도 주요 건물과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 2026.07.14.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정부가 추진 중인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정부의 지방이전 추진에 금융당국과 산하 금융 공공기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금융당국과 산하 금융 공공기관 내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현재 수립 중인 이전 계획에는 정부서울청사에 입주한 금융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비롯해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등이 세종 이전 대상 후보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계획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수립해 대통령 승인을 거치면 최종 확정된다.

아울러 금융위 산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주요 금융 공공기관도 지방 이전 검토 대상에 올려졌다. 이에 해당 기관 노동조합들은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반대 집회를 이어가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주거·교통 등 직원들의 현실적인 생활 여건 악화는 물론, 금융정책 및 감독 기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는 기류다.

특히 국내 금융중심지인 서울을 떠나 정책과 감독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내부 당혹감이 한층 크다. 여의도와 광화문에 밀집한 금융회사들과 수시로 접촉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지방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현장성과 업무 효율성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6월 지방 이전설과 관련해 "공사판 현장 감독이 현장을 떠나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명확한 반대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이전 시나리오로 한국거래소나 예탁결제원과 같은 '이원화 체제'를 전망하기도 한다. 현장검사 기능은 서울에 남겨두고, 나머지 정책·지원 기능만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이전에 따른 핵심 인력 이탈 문제도 현실적인 악재로 꼽힌다.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 인력 비중이 높은 금감원은 당장 민간 금융회사나 로펌으로 인력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민간 이직이 늘어난 금융위 사무관·서기관급 관료들 역시 지방 이전을 계기로 인력 이탈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으로 이전될 경우 금융정책과 감독 업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진행할지가 향후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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