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에 격분해 아내에 흉기 휘두른 80대, 징역 2년

기사등록 2026/08/15 08:03:00 최종수정 2026/08/15 08:16:24
의정부지방법원 전경.(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의정부=뉴시스] 김도희 기자 = 잔소리하는 아내에게 화가 나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두른 80대 남성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양철한)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8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의정부시의 한 주거지에서 아내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저녁 식사 중 B씨에게 "반찬을 먹지 않는다"는 핀잔을 듣고 말다툼을 벌인 뒤 우울한 마음에 술을 마셨다.

이후 잠을 자기 위해 방으로 들어간 A씨는 B씨로부터 "잠을 못자게 왔다 갔다 하느냐"는 등의 말을 듣게 됐다.

앞서 들었던 잔소리까지 떠올리며 순간적으로 화가 난 A씨는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흉기에 찔린 B씨의 목 부위에서 피가 많이 흐르자 A씨는 아내가 사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스스로 범행을 멈췄고, 이후 직접 112와 가족에게 전화해 범행 사실을 알린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외경정맥 손상과 목 부위에 열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법정에 선 A씨는 간섭이 심한 B씨에게 겁을 주려는 의도에서 흉기를 들었을 뿐, 살해하거나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에 사용된 흉기가 사람의 생명을 빼앗거나 치명적인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인 데다, 목 부위를 흉기로 찌를 경우 과다출혈로 사망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쉽게 예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평소 A씨는 B씨가 잔소리를 많이 한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있었던 점 등 범행 경위와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하면 A씨에게 우발적으로나마 B씨를 해치는 등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아갈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 배우자로 함께 지낸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큰 점, 가해 행위의 태양과 피해 부위, 출혈량 등에 비춰 피해자가 생명을 잃은 중한 결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자의로 실행 행위를 중지해 미수에 그쳤고, 112에 자신 신고해 피해자가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던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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