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탕만 수건값 500원?…인권위 "성별 고정관념" 시정 권고

기사등록 2026/08/13 12:00:00 최종수정 2026/08/13 12:16:35

관할 지자체에는 행정지도 권고

[서울=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목욕장 업소에서 여성 고객에게만 수건, 비누 등 별도의 이용료를 부과한 것을 차별로 판단하고 지난달 28일 업체 사장에게 시정조치를, 관할 시장에게 행정지도를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진정인 A씨는 한 목욕장이 남성에게는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제공하고 여성에게는 별도 요금을 부과하고 있어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업체는 회원 고객에게는 남녀 모두 수건과 비누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여탕의 빈번한 수건 분실에 따라 비회원 여성 고객에게는 별도 요금을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관할 지자체는 관내 다수의 업소가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관련 법에 따라 수건을 무료로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답변했다. 해당 시에서는 27개 목욕장 중 22개가 여성에게 수건 요금(평균 500원)을 별도로 부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업체의 행위가 개업부터 이뤄진 관행으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후적 조치로 여기기는 어렵다고 봤다.

설령 여탕의 수건과 비누 회수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부 이용객으로 인한 문제에 불과함에도 여성 고객 전체에게 추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성별에 관한 고정관념이나 일반화에 근거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수건 대여 시 보증금 부과 등 반납 절차 강화, 시설 내 부착형 공용 비누 비치 등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다른 방안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여성 전체의 이용 조건을 달리한 것은 개인별 책임의 범위를 벗어난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려운 차별 행위라고 봤다.

한편 관할 시가 직접적인 제재 권한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성별에 따른 차별적 이용 조건이나 요금 부과를 사실상 방치하는 것은 헌법이 지향하는 양성평등의 원칙과 차별 금지 가치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목욕장업과 같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공공적 성격을 가지므로, 관할 시가 성별에 따른 차별 없이 동등한 이용 조건을 보장하도록 필요한 관리·감독을 수행할 책무가 있다고 봤다.

이에 인권위는 피진정인들에게 관련 행위를 개선할 것과 관할 지역 내 행정지도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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