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국가들, '脫 호르무즈' 박차

기사등록 2026/08/13 07:20:41 최종수정 2026/08/13 07:21:00

비용 더 들고 효율성 떨어져도 안전이 더 중요

UAE·사우디 해협 우회 송유관 추가 건설 박차

쿠웨이트는 다른 나라 송유관에 연결

원유 수요 지역에 대규모 저장시설도 확보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걸프국가들이 원유 수출 대안 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2026.8.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수출이 큰 차질을 빚으면서 걸프지역 국가들은 대안 수송로를 확보하는 한편 아시아 등 석유 수입 지역에 저장 능력을 확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걸프국가들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 휴전이 성사된다고 해도 하나의 운송 경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더 이상 감수할 수 없는 위험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유국들은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기반시설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인 지난 2월28일에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했다.

그러나 해협은 현재 사실상 폐쇄됐다. 해양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은 지난주 기준 하루 370만 배럴까지 감소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오만만 연안 항구도시 푸자이라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기반시설 건설 공사가 밤낮없이 진행되고 있다. 아부다비 육상 유전에서 생산된 석유를 운반하는 기존 송유관에 옆에 두 번째 원유 송유관을 건설하고 있다.

새 송유관이 완공되면 해협을 통과할 필요가 없는 UAE의 석유 수송 능력이 2배로 증가하는 하루 360만 배럴이 되며 아부다비 육상 유전 원유 거의 전량을 해협을 이용하지 않고도 수출할 수 있게 된다.

UAE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은 이번 주 천연가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82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DNOC은 또 해협을 우회하기 위해 동부 해안에 액화천연가스 수출 시설을 건설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는 사우디를 동서로 횡단하는 대규모 송유관을 추가로 건설하는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건설된 이 송유관은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질러 홍해의 얀부항까지 이어지며 총 길이는 1201km에 이른다. 사우디는 해협이 폐쇄된 이래 하루 700만 배럴의 석유를 다른 경로로 수송하는데 성공했다.

사우디는 송유관 건설을 통해 원유 수송을 하루 100만~200만 배럴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제 석유제품을 수송하기 위한 제2 병렬 송유관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쿠웨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다른 아랍 국가들과 함께 자국 유전을 홍해 또는 오만의 항구와 연결하는 송유관을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라크와 요르단은 오랫동안 지연돼 온 송유관 건설 계획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하루 최대 100만 배럴을 홍해의 아카바항까지 운송하기 위한 계획이다.

이라크는 또 키르쿠크 유전의 원유를 시리아의 지중해 연안으로 운송하기 위해 파손된 송유관을 복구하는 작업도 빠르게 진척시키고 있다.

걸프국가들은 송유관 건설외에도 걸프 국가들은 수천 km 떨어진 한국, 일본, 인도 등지의 석유 저장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해협이 폐쇄돼도 막대한 양을 저장하고 있으면 해협 폐쇄로 인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논리에 따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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