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취업자 10.8만↑…성장 비해 고용 개선세 더뎌
올해 취업자 증가세 2023~2025년보다 부진할수도
반도체 취업유발계수 낮고, 산업별 양극화 큰 탓
청년 취업자 45개월째 감소…실업률 4년만에 최고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반도체 호황으로 우리 경제가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아직도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은 기업의 경력직 선호와 자동화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취업난이 점점 심화하는 상황이다.
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8000명(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전쟁으로 고용시장이 크게 위축됐던 5월(-4만명)과 6월(6만3000명)보다는 상황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1분기 평균(18만3000명)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해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 대에 그쳐 당초 전망의 절반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취업자수가 전년보다 10만3000명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해 기존 예측치(21만명)를 큰 폭으로 하향조정했다. 올해보다 경기가 훨씬 부진했던 2023년(32만7000명), 2024년(15만9000명), 2025년(19만3000명)보다도 고용 여건이 더 나쁘다는 뜻이다.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경기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상황에서 이같은 고용 부진은 이례적이라고 평가받을 만 하다.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은 최근 잇따라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 이상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등의 산업의 취업 유발 효과가 크지 않은데다 산업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반도체 산업은 수출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취업유발계수가 낮아 고용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며 "자동차 산업의 경우는 부품 산업 등 연관 산업이 많아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만,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큰 장치들이 많이 들어가야하는 업종이다보니 생산이 많이 일어나도 그만큼 채용이 기대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년층과 제조업, 건설업 등 업종은 고용 부진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7월 15~29세 취업자 수는 19만1000명 감소해 4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6만8000명)과 건설업(-5만7000명)도 각각 25개월과 27개월씩 취업자 수 감소세가 지속됐다.
청년층의 경우 지금까지는 특별한 이유 없이 일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의 증가가 큰 문제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구직 의사가 있어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실업의 문제가 더 커진 모습이다.
7월 15~29세 쉬었음 인구는 36만7000명으로 6만9000명(15.8%) 감소했다. 하지만 15~29세 실업률은 6.8%로 2022년 7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폭(1.3%p)은 2021년 1월(+1.8%p)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또 15~29세에서 구직을 포기했거나 일자리를 더 원하지만 일하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해 계산한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은 16.6%로 0.5%p 상승했다. 전체 연령대에서 확장실업률(8.3%)이 0.3%p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빈 국장은 "우리나라의 고용 문화가 과거 공채 중심에서 수시 채용, 경력직 채용 중심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청년층의 고용 상황과 여건이 과거에 비해서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청년층은 '쉬었음' 등 인구들이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고, 노동시장 밖에 있던 사람들이 노동시장 안으로 조금씩 편입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청년층 고용난 해소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만간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에는 2030년까지 첨단산업·청년 선호 분야 인력 20만명을 양성하고, 민간·공공일자리와 창업 등에서 3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김태웅 재정경제부 인력정책과장은 "제일 좋은 건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몇십만개 늘리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여건은 아니기 때문에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을 통해 경제 전반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늘리는 동시에 공급 측면에서 청년들이 '쉬었음'에 머무르지 않고 경력을 쌓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구직부터 채용, 입직, 성장 부분까지 노동시장 참여 단계별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며 "국민취업지원제도도 첫 취업 도전 청년 중심으로 개편을 하고 자산 형성도 지원해주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청년 고용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내수 경기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내수 경기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수출 호황만 가지고는 고용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선 내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건설경기가 좀 좋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또 "일시적으로 청년들을 고용하는 업체들에게 임금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주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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