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부지 확보·국가산단 조성 속도…팹 1~2기 우선 추진
1단계 전력공급 2028년 말로 앞당겨…용수 확보·송전망 구축 과제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1차 완공 목표를 2029년으로 처음 구체화했다. 다만 실제 완공되는 팹의 수와 시점은 광주 군공항 부지 확보 등 사업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부지와 전력·용수 등 인프라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팹의 1차 완공 시점을 2029년으로 잡고 관련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완공 시점이 정부 차원에서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제2차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 결과를 보고하며 "2029년 팹 1차 완공을 목표로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국가산단 조성, 산단 수립 계획 등을 빠른 속도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1~2개 팹부터…완공 규모·시점은 '가변적'
정부는 우선 1차 완공 대상으로 1~2개 팹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실제 완공되는 팹의 수와 시점은 부지 여건 등에 따라 가변적이다. 용인 반도체 산단에서도 팹을 순차적으로 건설하는 점을 감안하면 호남 역시 어디에 어떻게 팹을 짓느냐에 따라 사업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건설이 가능한 부지부터 활용할 경우 빠르면 2029년 말까지 팹 1개 정도를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건이 갖춰지면 2개 팹을 건설한 뒤 추가 건설에 나설 수 있지만, 우선 1개를 지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1개부터 건설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2029년 1차 완공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광주 군공항 부지 확보가 관건이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반도체 국가산단으로 조기에 활용하기 위해 국방부를 중심으로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 기능을 다른 군 기지로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국토부를 중심으로 국가산단 조성과 산단 수립 계획 등을 빠른 속도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부지 확보와 산단 조성 등 관련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2029년 첫 팹 완공 목표에도 맞출 수 있다.
◆전력 6.3GW 필요…"재생에너지·ESS 등으로 안정적 공급"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은 6.3기가와트(GW), 용수는 하루 65만톤(t) 규모다. 특히 광주 군공항 부지의 반도체 산단 활용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전력 공급 일정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당초 2029년 말까지 구축할 예정이던 1단계 공급선로를 1년 앞당겨 2028년 말부터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 목표는 호남 반도체 산단의 2030년 가동 일정에 맞춰 설정됐지만 산단 조성 일정이 빨라지면서 전력 공급 시기도 앞당겨졌다.
1단계 전력 공급에는 기존 전력망을 활용한다. 기후부는 지난달 1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한국전력공사와 호남권 반도체 산단의 세부 전력공급 방안을 논의하고 잠정안을 마련했다. 산단 예정지 인근의 345킬로볼트(㎸) 신장성~신광주 송전선로 등 기존 전력망을 활용해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역 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열병합,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안정적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고 특히 1단계 지중선로 공기를 단축하는 등 기후부를 중심으로 빈틈없이 지원해 나간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전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용인이든 호남이든 반도체 팹 건설에 전력이 늦어서 건설이 안되는 일 없도록 책임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전력망 구축은 과제로 남아 있다. 한빛원전에서 광주 군공항까지 345㎸ 송전망을 새로 연결해야 하는 가운데, 정부는 통상 5~10년이 소요되는 전력망 구축 기간을 관련 절차 단축을 통해 최대한 앞당긴다는 목표다.
◆용수 하루 65만t 확보해야…정부, 법·제도 지원 속도
용수의 경우 가뭄 등에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다. 기후부는 섬진강·영산강 8개 댐의 총 저류량 15억t을 조절하면 계획된 팹 4기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하는 데 크게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환 장관은 지난 10일 JTBC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광주 시민들이 하루 60만t가량의 물을 사용하는데, 이 중 30만t가량은 하수를 재활용해 반도체 공장에서 쓸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가뭄 우려에 대해서는 "가뭄이 걱정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하수 저류댐도 만들고 하천 연결성도 높이는 방식으로 보완하면 현재까지의 반도체 수요 정도는 감당 가능한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부지와 인프라 확보를 병행하는 한편 관련 법·제도 정비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대통령 주재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중심으로 사업 추진 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메가특구 특별법을 중심으로 필요한 주요 법령 제·개정을 추진한다. 가능한 경우 시행령 등 하위법령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충청권 TF, 영남권 TF를 각각 구성해 관련 기업의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소하는 등 밀착 지원하여 충청권·영남권 프로젝트 투자 계획들이 차질 없이 준공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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