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돈 쏟아붓는데 일자리는 사라졌다"…美 서부 실업률 급등

기사등록 2026/08/11 04:10:00 최종수정 2026/08/11 04:58:23
[서울=뉴시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AI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서부에서 기업들의 인공지능 투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기술업계 채용은 오히려 얼어붙으면서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등 주요 서부 지역의 실업률이 미국에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지난 6월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의 실업률은 모두 5.2%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구인 및 이직률 조사에 따르면 동부에 위치한 워싱턴DC가 6%로 가장 높았으며,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등 미국 서부 지역이 코네티컷과 함께 5.2%로 공동 2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정보산업 고용은 지난 4월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서도 정보산업 고용은 2022년 11월 정점 이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AI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면서도 신규 인력은 오히려 줄이고 있는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인디드 경제연구 책임자 로라 울리치는 CNN에 "AI 기술이 발전하고 기업들이 이를 사용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데이터 분석가 등을 예전만큼 많이 채용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들도 AI 기업용 솔루션에 많은 돈을 쓰고 있는데, 이는 보통 인건비 감소로 이어진다"며 "기업의 예산 자체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그렇다"고 설명했다.

AI 관련 기술을 갖춘 고학력자들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경제학자 벤 하이먼은 "AI가 캘리포니아의 기술 인접 산업에 매우 집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AI에 많이 노출된 직종에서 일했던 고학력자들의 실업급여 신청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넘게 기술업계에서 관리직으로 일했고 AI 관련 기술도 갖춘 후안 루이스도 2024년 10월부터 새 일자리를 찾고 있다. 그는 수백 곳에 지원했지만 "아무도 연락하지 않는다"고 CNN에 말했다.

대기업들의 감원도 이어졌다. 워싱턴주의 주요 기업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여러 차례 대규모 감원을 발표했다. CNN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체 직원 수가 지난달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이후 3만명 넘게 감원했다고 전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앤디 재시는 지난해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AI 도입으로 "전체 사무직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리건주에서도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인텔은 지난달 데이터센터 사업 등을 중심으로 감원을 발표했으며, 직원 수는 8만1000명으로 줄었다.

2022년 13만명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오리건주 반도체 산업의 고용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최근 기업 경기 조사에서도 기업들은 현재 "퇴사로 생긴 자리를 채우거나 특정한 업무가 필요할 때만 선별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포틀랜드에서 기술 기업 프로젝트 관리자로 일했던 맷 카터 역시 지난해 해고된 뒤 기술 분야의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실업급여까지 모두 소진한 뒤 생계를 위해 경비원으로 일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두고 "경쟁이 너무 심하고 채용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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