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심 원고 패…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
대법 "가명처리는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 안 해"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SK텔레콤 가입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3자 제공 목적의 개인정보 가명처리를 중단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SKT가 최종 승소했다.
가명처리란 개인정보 일부를 삭제·대체해 추가 정보 없이는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말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6월 5일 SKT 가입자 A씨가 SKT를 상대로 낸 처리정지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본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최종 확정했다. 소 제기 5년여만이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에 위법 등 특정 사유가 없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제도다.
시민단체들은 2020년 10월 SKT에 제3자 제공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했는지 여부와 가명처리를 했다면 그 대상이 된 사람이 개인정보 일체를 열람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사용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개인정보가 제공됐는지 확인하려는 취지다.
또 특정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한 경우 해당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하고, 향후 제3자에 제공할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가명처리 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SKT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을 들어 이 같은 요구를 거절했다. 개인정보보호법 28조 2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통계 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해 정보 주체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는 개인정보가 기업에 넘어간 이후 열람청구권이나 처리정지권이 없다면 정보 주체가 통제·감시할 수단이 없다며 2021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규정하는 처리정지 요구권 대상에 가명정보가 포함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가명처리'는 처리 정지를 요구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한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가명처리는 개인정보에 대한 식별의 위험성을 낮추는 방법으로 정보 주체에 대한 권리 또는 사생활 침해의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개인정보 처리'와는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관련 신산업 육성이 범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인공지능,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이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데이터 이용 활성화를 위한 가명정보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가명처리'는 처리정지 요구 대상으로 정한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원심 파기 취지에 따라 지난 2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원고인 가입자들 중 A씨는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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