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국내기업, 해외 한 곳서 적자 나면 다른 나라 소득계산에 함께 반영해야"

기사등록 2026/08/10 06:00:00 최종수정 2026/08/10 06:14:23

LG화학·현대건설 연달아 대법에서 패소…업계 영향

"외국납부세액 공제제도 부당"…과세당국에 환급 요구

法 "결손금을 국외원천소득에 반영하는 것은 합리적"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LG화학과 현대건설이 과세당국의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 2026.08.1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LG화학과 현대건설이 과세당국의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해외 여러 나라 중 한 곳에서 난 적자도 다른 나라 소득 계산에 함께 반영해 공제 한도를 산정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이다.

비슷한 취지의 대법 판단이 연이어 나오면서 과세 지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6월 25일 LG화학이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LG화학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도 하루 전인 24일 현대건설이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두 사건의 공통 쟁점은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다.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란 한국 회사가 해외에서 번 돈에 대해 외국과 한국에서 이중과세가 부과되는 것을 조정한 제도다. 외국에서 낸 세금만큼 한국 법인세에서 일부 공제해주는 것이다.

다만 무한정 공제를 해줄 경우 외국에 세금을 많이 낸 회사는 그 초과분으로 국내에서 번 소득에 대한 세금까지 공제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번 소득에 대응하는 만큼만 공제해주도록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2018년 법인세를 신고·납부할 당시 미국에서 발생한 결손금을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발생한 국외원천 소득에서 나눠서 빼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 LG화학은 '미국에서 발생한 결손을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발생한 국외원천 소득에서 차감하지 않고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가 계산돼야 한다'면서 과세당국에 법인세 42억여원의 환급을 요구했다.

과세당국에서 2022년 해당 청구를 거부하면서 LG화학은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과세당국이 해석한대로 2개 이상의 국외사업장을 가진 내국법인의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정할 때, 만일 결손이 발생한 국가가 있는 경우에는 그 결손금을 다른 국가의 국외원천소득에서 소득비율로 나눠서 빼(안분 차감) 기준 국외원천소득을 산정한 후, 그 소득을 기초로 국외원천소득이 해당 사업연도의 과세표준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결손금의 처리에 관해 구 법인세법령이 구체적인 규정을 두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구 법인세법의 문언과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정함에 있어 결손금은 해당 처분의 근거가 된 계산 방식대로 국외원천소득에도 반영될 필요가 있고 그 방식도 합리성을 갖추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법원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2026.08.10. 20hwan@newsis.com

해당 판결에 불복한 LG화학은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역시 LG화학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LG화학은 2심에서 특정 국가의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할 경우에는 구 법인세법 시행령에서 정한 국별한도방식에 따라 국가별로 산정해야 하는데, 과세당국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기본통칙과 집행 기준에 따라 처분을 했다며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외국납부세액의 공제방식에 관하여 법령에서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앞선 판단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해당 처분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이중과세를 허용하는 결과를 야기해 조세조약의 문언과 취지에 반해 위법하다는 LG화학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만일 내국법인의 어느 국외사업장에서 발생한 결손금이 다른 외국의 국외사업장에서 생긴 소득금액에서 전혀 차감되지 않는다고 보면, 해당 결손금이 실질적으로 내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에서만 차감되고, 나아가 국내 법인세액 중 국내 원천소득의 기여로 생긴 부분까지 외국납부세액 공제의 대상이 되는 셈이 된다"며 "국내 원천소득에 대한 과세권이 잠식되는 결과를 낳는다"며 LG화학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어 "국외 사업장이 2개 이상 국가에 있고 어느 국가의 소득금액이 결손인 경우, 구 법인세법에 따른 '국외원천소득'을 계산할 때 결손금액을 총 소득금액에 대한 국가별 소득금액 비율로 안분해 국가별 소득금액에서 차감해 계산하는 방식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현대건설 또한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2015년~2017년 법인세 신고 당시 '특정 국가 결손금을 다른 국가 국외원천 소득에서 차감하지 않아야 한다'며 환급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LG화학 소송과 비슷한 취지로 "특정 국가 사업장에서 발생한 결손금을 총 소득 금액에 대한 국가별 소득금액 비율에 따라 안분해 차감하는 방식으로 국가별 국외원천소득을 계산함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현대건설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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