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찜통더위 피해 계곡으로 발길
물놀이·수박·낮잠 즐기며 여름 만끽
전남광주 전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9일 오후 장성군 남창계곡.
도심이 가마솥처럼 달아오른 날씨였지만, 계곡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부터 달랐다. 꽉 막힌 도로의 소음 대신 시원한 물소리가 들렸고, 우거진 숲그늘과 차가운 계곡물이 어우러진 이곳은 찜통더위를 잊게 하는 피서지였다.
계곡 안쪽 너럭바위와 물가 곳곳에는 피서객들이 자리를 잡았다. 일부는 아예 계곡물에 캠핑 의자를 펼쳐 놓고 발을 담근 채 휴식을 취했다.
모자와 수영복 차림의 피서객들은 맑은 물에 발을 담근 채 깊은 안도의 한숨과 탄성을 내뱉었다.
물가 돌멩이 위에 나란히 앉은 이들은 차가운 계곡물을 서로의 다리에 끼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수심이 얕고 물이 맑은 곳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피서객들로 붐볐다. 튜브를 탄 아이들은 물놀이를 즐겼고, 부모들은 물놀이에 열중한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성인들도 동심으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계곡 한쪽에서는 친구들끼리 시원한 물싸움이 한창이었다. 사방으로 튀는 물방울 속에서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젖은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
나무그늘 아래 돗자리를 편 피서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박을 쪼개 먹거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을 청했다. 저마다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누며 폭염 속 작은 여유를 즐겼다.
담양에서 온 김경신(38·여)씨는 "날이 너무 더워 집에만 있기 답답해 나왔는데 아이들이 물을 무서워하지 않고 너무 좋아해서 오길 잘했다. 에어컨 바람보다 계곡물이 백배 낫다"고 환하게 웃었다.
전남광주 남구 봉선동에서 온 박주혁(45)씨는 "생각보다 물도 깨끗하고 그늘이 시원해서 대만족"이라며 "도심에서는 숨이 턱턱 막혔는데 물에 발만 담그고 있어도 무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다. 올여름 피서는 멀리 갈 필요 없이 계곡이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전남광주 지역은 중국 북동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일부 해안과 산간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오후 1시 기준 주요 지점 최고기온은 화순 34.9도, 광산 34.6도, 무안공항 34.5도, 광주 34.2도, 장성·곡성 33.9도, 무안 운남 33.8도, 화순 백아면·광양읍·순천 황전 33.5도, 함평·광주 남구 33.3도, 무안 33.2도, 나주·담양 봉산 33.1도 등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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