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수단에 거주하는 17세 소녀 아미라의 사연을 보도했다. 아미라는 "내 아들은 아버지도, 출생증명서도, 국가 신분번호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아미라 가족이 거주하던 도시 엘파셰르는 내전이 발생하면서 2023년 4월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의 공격을 받았다. 18개월간의 공방 끝에 엘파셰르는 함락됐고, 아미라 가족은 2025년 초 도시 탈출을 결심했다.
탈출 과정에서 아미라는 RSF 소속 무장대원 3명에게 납치됐다. 아미라는 "그들은 내 눈을 가린 뒤 엘파셰르 남쪽 타비트 지역으로 데려갔다"며 "방에 두 달 동안 감금됐고, 매일 세 사람이 나를 성폭행했다"고 증언했다.
감금 도중 아미라는 임신했고, 무장대원들은 그를 인근 지역에 버리고 떠났다. 이후 아미라는 피난민들의 도움으로 의료 지원을 받았고, 몇 달 후 아이를 출산했다. 그는 구호단체 '나다 재난예방 및 지속가능발전 재단(나다 재단)'의 도움을 받아 가족과도 재회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아미라는 출산 후 8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아들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생확인서를 발급받으려면 아이의 아버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절차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나다 재단은 아미라의 사례가 결코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재단 측은 "많은 아이들이 전쟁 속에서 태어나는 중"이라며 "상당수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어 출생신고를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면 교육을 받을 권리는 물론, 각종 공식 서류를 발급받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샤자 아흐메드 나자 재단 사무총장은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사회적 낙인, 위험, 공포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점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사회의 보호도 받지 못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변호사 마지다 이드리스는 "2010년 제정된 아동법에 따라 혼외에서 태어난 아이도 출생등록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됐지만, 아이의 어머니가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신고해야 등록 절차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 상황에서 행정서비스가 마비돼 수천명의 아이들이 출생등록을 하지 못한 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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