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롯데콘서트홀 여름 음악축제 잇달아
계단·로비·야외광장으로…EDM과 만나 새로운 실험도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올여름 공연장들이 클래식을 더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있다.
축제를 통해 공연 선택의 폭을 넓히고, 무대를 객석 밖으로 확장하는가 하면, EDM과 결합한 새로운 감상 방식도 선보인다. 클래식을 공연장에서 조용히 감상하는 음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풍성하게…고를 공연도, 만날 거장도 많다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다음 달 초까지 클래식 축제가 잇따른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18~23일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를 연다. 올해로 5회째인 음악제는 국내 신진 음악인 발굴에서 세계적인 연주자 초청까지 외연을 넓혀왔다.
개막과 폐막 공연은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자인 지휘자 이승원이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개막 무대는 'All Ravel'을 주제로 '라 발스'와 '다프니스와 클로에' 전곡을 연주한다. 지난해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에 오른 케빈 첸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고, 이튿날에는 'All Liszt'를 주제로 리스트의 음악을 들려준다.
폐막 공연에서는 첼리스트 아나스타샤 코베키나가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올해 탄생 120주년을 맞은 쇼스타코비치를 조명해 교향곡 5번도 함께 연주한다.
롯데콘서트홀에서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클래식 레볼루션'이 열린다. 올해 주제는 '뿌리', 축제 타이틀은 'From Folk to Classic'이다. 민속음악이 클래식으로 이어진 흐름을 음악으로 살펴본다.
지난해에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음악감독을 맡는다. 개막 공연에서는 안드레이 브레이코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코다이의 '갈란타 무곡'과 버르토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하고,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가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b단조를 협연한다.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은 리스트를 집중 조명한 리사이틀에 이어 폐막 무대에서 수원시향과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 첼리스트 한재민 등 국내 연주자들도 참여한다.
세종솔로이스츠는 25일부터 9월3일까지 제9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을 열어 모두 9차례 공연한다.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3년 만에 악단과 만나 말러의 가곡을 노래하고, 한국계 남매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버넷과 니나 버넷은 한국 무대에 데뷔한다. 피아니스트 이소연의 리사이틀도 마련된다.
◆다채롭게…공연장이 객석 밖으로 나왔다
클래식을 즐기는 공간은 공연장 객석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14~16일 국립극장에서 선보이는 서울시발레단 '죽음과 소녀'를 앞두고 지난달 공연장 곳곳을 무대로 활용한 '죽음과 소녀 콘서트'를 열었다. 관객이 계단과 로비, VIP룸, 대극장을 오가며 작품의 분위기를 미리 경험하도록 한 이색 프리뷰 공연이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21일부터 야외광장에서 '계단극장'을 처음 운영한다. 계단을 객석 삼아 연극 '오셀로', '페리클레스', '인형의 집' 등 공연 실황을 상영하며 공연장을 시민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 확장한다.
예술의전당은 "공연을 관람하는 공간을 넘어 쉬고, 만나고, 참여하며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새롭게…헤드셋 쓰고 EDM과 만난 클래식
장르의 경계도 허물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23일 클래식과 일레트로닉 댄스 뮤직(EDM)을 결합한 참여형 프로그램 '두둠칫 사일런트 디스코'를 음악광장에서 선보인다.
관객들은 무선 헤드셋을 착용한 채 야외에서 클래식을 듣고 리듬을 즐긴다. 공연장 객석에서 조용히 감상하는 클래식에서 벗어나 몸으로 즐기는 새로운 감상법을 제안하는 시도다.
올여름 클래식은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만드는 음악축제부터 공연장 밖으로 나온 무대,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까지 한층 풍성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