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가 좁아지는 천식…증상 없이 기침만 나기도
지속되는 기침, 천식 외 폐·심장·소화기 질환도 원인
여름철 냉방 환경은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큰 실내외 온도 차로 기관지를 자극해 마른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냉방병이나 감기 후유증으로 여기기 쉽지만, 기침이 오래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질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천식은 대표적인 만성 호흡기질환으로 성인에서는 숨참이나 쌕쌕거림보다 기침만 반복되는 형태로 나타나 감기로 오인되기도 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진료를 받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며, 경미하거나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진료를 받지 않은 환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유병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식 한양대학교 교육협력병원 센트럴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침은 폐를 보호하기 위한 정상적인 방어기전이지만, 다양한 호흡기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기침이 오래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양상과 지속 기간을 함께 살펴 적절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식은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기관지 과민성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차갑고 건조한 공기나 급격한 온도 변화, 미세먼지,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 다양한 자극에 기관지가 쉽게 반응하면서 기침,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쌕쌕거리는 숨소리(천명)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천식은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과 유발 요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반려동물 털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천식, 운동이나 찬 공기 등 특정 자극으로 기관지가 수축하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운동 유발 천식 등이 있다.
또 천식이 반드시 숨이 차거나 쌕쌕거리는 증상이 동반되는 것은 아니다. 기침형 천식은 기관지 염증과 과민성이 기침으로 주로 나타나는 형태로, 감기 후 남은 증상으로 생각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특별한 원인 없이 기침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천식을 포함한 호흡기질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침이 오래 지속된다고 해서 모두 천식은 아니다. 기침은 폐 질환뿐 아니라 비염, 위식도 역류, 심장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과 관리 방향도 달라진다.
이 밖에도 후비루증후군은 목 뒤로 넘어가는 점액으로 헛기침과 이물감을 유발할 수 있고, 역류성식도염이 속쓰림 없이 마른기침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심부전 등 심장 기능 저하 역시 기침과 호흡곤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침이 지속될 때는 기간뿐 아니라 발생 시간, 가래 여부, 호흡곤란·흉통 등 동반 증상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3주 이상 이어지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경우, 고열·호흡곤란·흉통·체중 감소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진료가 필요하다.
지속되는 기침으로 내원하면 기침의 지속 기간과 양상, 동반 증상을 확인하고 원인에 맞는 검사를 진행한다. 필요에 따라 흉부 엑스레이(X-ray), 혈액검사, 객담검사 등을 통해 폐렴이나 감염성 질환 여부를 확인하며, 천식이나 폐 기능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 폐기능검사를 시행한다.
천식으로 진단되면 증상의 빈도와 정도에 따라 흡입제 등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흡입제 약물을 기관지에 직접 전달해 염증을 조절하고 기도 과민성을 낮춰 증상 조절에 도움을 준다. 천식은 완치보다는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질환으로, 증상이 호전됐더라도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의료진과 함께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냉방으로 인한 차갑고 건조한 공기, 실내외 온도 차,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기관지를 자극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주기적으로 환기하며 에어컨 필터를 관리하는 등 생활 속 호흡기 관리가 증상 악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문화식 교수는 "천식과 같은 만성 호흡기질환은 환자마다 증상 양상과 악화 요인이 다르고, 이에 따라 질환의 경과와 치료 반응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 증상의 특징과 유발 요인을 면밀히 평가해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와 관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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