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은 함께, 관리는 따로…이원화된 GMP 체계
SOP·밸리데이션 문서 이중 작성…QA 부담 가중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정부가 동물용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국제 수준으로 개편하면서 인체용과 동물용 의약품을 함께 만드는 제조시설의 '이중 규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나의 제조시설을 두고 인체용과 동물용 적합판정을 각각 받아야 하는 규제가 생겨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0일 '동물용의약품등 취급규칙' 개정안을 공포하고, 2027년부터 동물용 의약품에 GMP 적합판정과 3년 주기 갱신 심사를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2개 분야로 묶여 있던 GMP 기준은 완제품·원료용 등 6개 분야로 나뉘고, 제형군별 국제 기준은 2030년부터 2035년까지 순차 적용된다.
문제는 동물용 의약품과 인체용 의약품을 같은 시설에서 생산하는 기업들의 행정·관리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두 종류 의약품을 함께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은 2023년 3월이다. 정부가 '동물약국 및 동물용 의약품등의 제조업·수입자와 판매업의 시설 기준령'(제4조 제2항)을 손질하면서 반려동물 의약품 생산을 늘리고, 기업의 시설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인체용 시설에서 동물용 의약품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하나의 시설을 두 개의 기관에서 관리·감독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인체용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KGMP로, 동물용은 농식품부가 KVGMP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같은 공장을 두고 서류 제출과 현장실사, 사후관리를 각각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원화된 관리 체계는 서류 작업부터 갈린다. 공장 안에서 돌아가는 품질 시스템은 같지만 표준작업절차서(SOP)·제조기록서·변경관리·일탈관리·교육훈련·밸리데이션 같은 문서를 인체용과 동물용 규정에 맞춰 두 번씩 만들어야 한다.
품질 보증 인력의 업무가 증가하고, 제조현장의 운영 효율성은 저하되는 셈이다.
특히 현재 KVGMP는 한 번 취득하면 추가 갱신이 필요 없지만, 내년부터 적합판정제도가 시행되면 동일 제조시설에 대해 KGMP와 KVGMP 적합판정을 각각 취득·유지하기 위한 정기 현장실사가 이중으로 이뤄진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체용 의약품 GMP는 환자 안전을 위해 동물용보다 엄격한 기준과 관리 체계를 적용하는데, 같은 시설에서 동물용 GMP를 별도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은 규제 효율성 측면에서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 제조시설에 대한 KGMP 적합판정을 KVGMP 적합판정으로 함께 인정해 중복 심사를 없애야 한다”며 “동물용 의약품에만 적용되는 특수 관리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부분에 한해 확인 절차를 두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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